‘일본팀에 유리한 꼼수’ vs ‘흥행 위한 고육지책’. 둘 중 어떤 쪽일까. 올해로 3회째를 맞는 4개국 국가여자골프 대항전 ‘더 퀸즈’가 3일 일본팀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경기방식의 잦은 변경을 두고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꼼수 논란은 3년 전부터 시작됐다.

퀸즈컵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측의 제안으로 2015년 창설됐다. 1999년부터 시작된 한·일전을 폐지하고 2015년부터 호주, 유럽팀을 불러 4개국 대항전으로 확대한 것이다. 대회 창설이 확정되자마자 ‘일본이 계속 지니까 출전팀을 늘려 물타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굳이 기량 차이가 뚜렷한 호주와 유럽팀을 불러들여 들러리 세우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었다. 출전팀이 많아지면 한국과 맞대결하는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열린 초대 대회에는 사흘간 포볼-포섬-개인전을 치러 각 팀이 서로 골고루 상대한 뒤 쌓은 총점으로 우승팀을 결정했다. 한국팀은 둘째날까지 2위를 달리다 마지막 날 개인전에서 8승1패의 성적을 거뒀으면서도 승점 3점차로 일본에 초대 우승팀 자리를 내줬다. 일본팀이 호주와 유럽팀을 상대로 2라운드까지 승점을 차곡차곡 쌓은 게 결국 효과를 봤다.

2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결승 진출 두 팀을 가리고, 2라운드까지의 점수는 모두 사라지는 경기방식은 지난해 처음 생겼다. 결승전에 진출한 팀이 8명씩 나와 개인전을 치르는 방식도 지난해 도입됐다. 일본은 첫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이 오른 듯했다.

하지만 개인전으로 결승을 치르자 한국의 압도적인 경기력이 오히려 도드라졌다. 7승1무, 승점 15점으로 무패 우승을 한 것이다. 일본은 또다시 한국의 높은 벽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 경기방식은 그러나 올해 또 변경됐다. 결승전 방식이 개인 매치플레이에서 4개팀 간 포섬(공 한 개로 번갈아 가면서 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뒷말이 또 나왔다. 개인 기량보다는 팀원 간 궁합과 협력, 전략이 빛을 발하는 경기 방식인 포섬에선 일본이 어떡하든 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이 지난해 참패를 설욕하기 위해 규칙을 바꿨다’는 얘기다. 일본 측에선 “대회의 재미와 흥행을 위해서”라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