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3사 '통합 밑그림' 그린다… 기술 공유·해외시장 공동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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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이·창안·둥펑 포괄적 제휴
공동투자로 차세대 기술 개발
8월엔 3사 CEO 서로 맞바꿔
중국 정부 큰 그림은 통합
자국 자동차 키워 미국·일본·유럽과 경쟁
3사 합치면 연간 1000만대 생산
폭스바겐·도요타와 어깨 나란히
공동투자로 차세대 기술 개발
8월엔 3사 CEO 서로 맞바꿔
중국 정부 큰 그림은 통합
자국 자동차 키워 미국·일본·유럽과 경쟁
3사 합치면 연간 1000만대 생산
폭스바겐·도요타와 어깨 나란히
중국 대형 국유 자동차 회사인 디이(第一)와 창안(長安), 둥펑(東風) 3사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시장 공략에도 함께 나서기로 합의했다. 생산 및 영업 비용을 줄여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중국은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이들 3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맞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가 궁극적으로 회사를 통합하기 위한 사전 단계라고 보고 있다. 통합이 이뤄지면 세계 자동차업계 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포괄적 제휴관계 맺어
3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디이자동차와 창안자동차, 둥펑자동차는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의 포괄적 제휴 계약을 맺었다.
이들 3사는 우선 신에너지 기술 개발과 스마트 운전, 신소재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공동으로 자금을 투자해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공유할 계획이다. 또 생산과 부품 조달, 물류 분야에서의 제휴를 확대하고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과 해외시장 공략도 추진하기로 했다.
디이차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판매가 급속히 늘어나고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이 가속화하는 등 세계 자동차업계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3사가 손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이차와 창안차는 지난 8월 CEO를 맞바꾸고 둥펑차를 포함해 순환인사를 단행했다. 쉬류핑 창안차 사장이 디이차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쉬핑 디이차 회장이 창안차 회장에 선임됐다. 쉬핑 회장은 둥펑차 회장을 맡았다가 2015년 디이차 회장에 취임했다. 둥펑차와 디이차는 공동 혁신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차체 경량화 기술 등에서 제휴했다.
중국 언론과 자동차업계는 당시 3사 통합을 염두에 둔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른 인사라는 관측을 내놨다.
◆궁극적인 목표는 3사 통합
최근 중국 정부는 미세먼지와 공해로 가솔린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받아들여 이를 발전시킬 만한 유력 자국 메이커가 없는 상태다. 지금처럼 자국 업체가 외국 기업과의 합작 생산을 계속하면 자국 브랜드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들 3사는 상하이자동차와 함께 중국 4대 자동차 기업으로 꼽히지만 자체 생산능력은 모두 합쳐 400만 대에 불과하다. 디이는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 창안은 미국 포드와 일본 마쓰다, 둥펑은 한국 기아, 일본 혼다와 닛산, 프랑스 르노 등과 합작 생산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3사 통합으로 기술과 자본의 집중이 이뤄지면 미국과 일본, 유럽 자동차 기업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사가 통합하면 합작 생산량을 포함해 당장 연간 1000만 대를 넘는 생산체제를 갖춘다. 폭스바겐, 도요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 자동차업계 상위 3개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통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진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기술 유출을 우려한 각사 합작 파트너의 반발과 재산권 문제 등 이해관계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도 노리는 中 ‘자동차 굴기’
올해 들어 중국 자동차 기업은 대륙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도 질주하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해외 자동차 기업과 부품업체를 사들인 데 이어 자동차산업 메카로 불리는 미국 ‘빅3’ 회사 인수도 추진하고 나섰다. 신흥국에는 공격적으로 생산공장을 지어 현지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은 올해 상반기 55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해 자동차 제조·부품 분야에서 여덟 건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했다. 2008년 이후 해외 자동차산업에 쏟아부은 자금이 340억달러에 달한다. 둥펑과 창청, 광저우차는 GM, 포드와 함께 미국 빅3 자동차 회사로 꼽히는 크라이슬러 인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리차는 남미의 브라질과 우루과이,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유럽의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동남아시아의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인도와 이란에 생산공장을 세웠다. 해외에 12개 생산공장을 둔 창안차도 이란, 러시아, 브라질에 7개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15개 해외 공장을 보유한 치루이자동차는 브라질에 새로 공장을 지었고, 장화이자동차는 해외에 부품조립(KD) 공장 12개를 세웠다.
중국 정부도 자국 자동차 업체의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25년까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 회사 8~10곳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펑보 파트너는 “디이, 창안, 둥펑 3사의 통합은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포괄적 제휴관계 맺어
3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디이자동차와 창안자동차, 둥펑자동차는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의 포괄적 제휴 계약을 맺었다.
이들 3사는 우선 신에너지 기술 개발과 스마트 운전, 신소재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공동으로 자금을 투자해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공유할 계획이다. 또 생산과 부품 조달, 물류 분야에서의 제휴를 확대하고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과 해외시장 공략도 추진하기로 했다.
디이차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판매가 급속히 늘어나고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이 가속화하는 등 세계 자동차업계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3사가 손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이차와 창안차는 지난 8월 CEO를 맞바꾸고 둥펑차를 포함해 순환인사를 단행했다. 쉬류핑 창안차 사장이 디이차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쉬핑 디이차 회장이 창안차 회장에 선임됐다. 쉬핑 회장은 둥펑차 회장을 맡았다가 2015년 디이차 회장에 취임했다. 둥펑차와 디이차는 공동 혁신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차체 경량화 기술 등에서 제휴했다.
중국 언론과 자동차업계는 당시 3사 통합을 염두에 둔 중국 정부의 지침에 따른 인사라는 관측을 내놨다.
◆궁극적인 목표는 3사 통합
최근 중국 정부는 미세먼지와 공해로 가솔린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받아들여 이를 발전시킬 만한 유력 자국 메이커가 없는 상태다. 지금처럼 자국 업체가 외국 기업과의 합작 생산을 계속하면 자국 브랜드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들 3사는 상하이자동차와 함께 중국 4대 자동차 기업으로 꼽히지만 자체 생산능력은 모두 합쳐 400만 대에 불과하다. 디이는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 창안은 미국 포드와 일본 마쓰다, 둥펑은 한국 기아, 일본 혼다와 닛산, 프랑스 르노 등과 합작 생산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3사 통합으로 기술과 자본의 집중이 이뤄지면 미국과 일본, 유럽 자동차 기업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사가 통합하면 합작 생산량을 포함해 당장 연간 1000만 대를 넘는 생산체제를 갖춘다. 폭스바겐, 도요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 자동차업계 상위 3개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통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진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기술 유출을 우려한 각사 합작 파트너의 반발과 재산권 문제 등 이해관계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도 노리는 中 ‘자동차 굴기’
올해 들어 중국 자동차 기업은 대륙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도 질주하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해외 자동차 기업과 부품업체를 사들인 데 이어 자동차산업 메카로 불리는 미국 ‘빅3’ 회사 인수도 추진하고 나섰다. 신흥국에는 공격적으로 생산공장을 지어 현지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은 올해 상반기 55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해 자동차 제조·부품 분야에서 여덟 건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했다. 2008년 이후 해외 자동차산업에 쏟아부은 자금이 340억달러에 달한다. 둥펑과 창청, 광저우차는 GM, 포드와 함께 미국 빅3 자동차 회사로 꼽히는 크라이슬러 인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리차는 남미의 브라질과 우루과이,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유럽의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동남아시아의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인도와 이란에 생산공장을 세웠다. 해외에 12개 생산공장을 둔 창안차도 이란, 러시아, 브라질에 7개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15개 해외 공장을 보유한 치루이자동차는 브라질에 새로 공장을 지었고, 장화이자동차는 해외에 부품조립(KD) 공장 12개를 세웠다.
중국 정부도 자국 자동차 업체의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25년까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 회사 8~10곳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펑보 파트너는 “디이, 창안, 둥펑 3사의 통합은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