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직원들이 ESS센터에서 공장 내 에너지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ESS센터에서 공장 내 에너지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 로비에서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흉상을 제막하고 창업자의 추진력과 도전정신을 되새겼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이룰 것을 다짐하자는 의미다.

올 4월 4개의 독립회사로 분할하고 제2의 도약을 선언한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술과 품질 중심의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발돋움해나가고 있다. 특히 9월 유상증자를 통해 6430억여원의 자금을 확보한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은 기술과 품질 강화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신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연구인력을 확보 및 교육하는 등 연구개발(R&D)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공정을 합리화하는 등 고품질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불황에도 7월 업계 최초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경제적·안정적 선박 운항 및 관리를 지원하는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Integrated Smart Ship Solution)’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현대일렉트릭이 ICT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자 개발한 산업용 플랫폼 ‘인티그릭(INTEGRICT)’에 기반했다. 에너지 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과 엔진, 프로펠러 등의 가동 정보 모니터링을 통해 선박의 최적 운항을 지원하며 안전성 또한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달 24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세계 최대 규모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해 전력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현대중공업 ESS센터의 저장 용량은 현재까지 구축된 산업시설용 ESS 중 세계 최대인 51.5㎿h다. 이는 1만5000여 명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전력이다. 아울러 7월 고려아연과 150㎿급 ESS 구축 계약을 맺었다. 설비 완공 시 세계 최대 규모를 경신할 뿐만 아니라 조선소, 호텔, 철강공장 등 다양한 사업장에 대한 ESS 구축 경험을 보유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 효율화 및 탈원전 정책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술경쟁력과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건설장비 경매행사인 ‘현대건설기계 옥션(Auction)’을 열었다. 중고장비 분야에서 신규 시장을 성공적으로 창출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옥션 행사에는 베트남 홍콩 칠레 등 주요 신흥 8개국의 대형 딜러 100여 명 등 총 1000여 명의 국내외 고객이 참석했다. 150여 대의 중고장비 판매가 이뤄졌다. 현대건설기계는 옥션을 통해 중고 건설장비 시장을 활성화해 신규 장비 구매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나갈 계획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