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사 변경을 놓고 어떤 계열사가 새 멤버가 될 수 있을지 그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기업이 된다는 것은 SK그룹 핵심 관계사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그룹 내 위상이 달라지는 만큼 희망 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CEO)부터 직원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SK그룹에 따르면 지난 7월 케이프투자증권에 매각된 SK증권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계열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주회사인 SK(주)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하이닉스, SK케미칼, SKC, SK건설, SK해운, SK E&S, SK가스,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플래닛, SK증권 등 SK그룹의 핵심 계열사 16개사로 구성돼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 특유의 경영 방식인 ‘따로 또 같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그룹 내 최고 협의·조정기구다. 산하에 전략위원회와 에너지·화학위원회, ICT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등 7개 위원회를 두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소속된 16개사 CEO들은 그룹 전반의 경영 현안을 함께 고민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재하는 CEO 세미나 등 그룹의 주요 행사에도 참석한다.

대신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인건비 등 운영 비용은 이들 16개 계열사가 매출 기준으로 분담하고 있다. SK그룹 안팎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새 멤버로 거론되는 계열사는 유무선 인터넷 통신업체인 SK브로드밴드,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SK머티리얼즈, 반도체용 웨이퍼를 만드는 SK실트론 등이다. 분담금의 규모를 결정하는 매출 면에서는 SK브로드밴드(2조9430억원)가 SK실트론(8264억원)과 SK머티리얼즈(4614억원)를 앞선다. 하지만 SK그룹이 반도체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의 수펙스추구협의회 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기업 개편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