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카톡까톡] 체어맨 브랜드 없애면 안되는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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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렉스턴처럼 체어맨 유산 살려야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의 생활 속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차와 수입차 간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다양한 자동차 산업의 이야기(카톡)를 까놓고 얘기할 수 있는(까톡)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쌍용자동차가 올해를 끝으로 대형 세단 체어맨 생산중단에 들어간다. 남은 재고 물량은 내년 3월 전까지 소진하고 단종 수순을 밟는다. 현대자동차 에쿠스와 함께 '회장님 차'로 불리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플래그십(최고급형) 승용차의 퇴장이기에 아쉬움도 크다.
현대차는 2년 전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시키면서 에쿠스 이름을 없앴다. 쌍용차도 단종과 함께 체어맨 이름을 없앨지 자동차 애호가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체어맨은 1997년 출시 이래 그동안 20년 역사를 달려왔다. 1999년 나온 에쿠스보다 먼저 고급세단으로 탄생해 에쿠스보다 이름은 더 오랫동안 유지된 셈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방한 때는 체어맨이 의전차로 쓰여졌다. 당시 체어맨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리지널 모델은 제품 업데이트를 거듭하다가 2008년 체어맨W 등장으로 체어맨H로 차명이 변경됐다. 쌍용차는 이후로 체어맨H 및 체어맨W 두 종류로 세단 라인업을 꾸려 왔다. 지난 20년간 국내 누적 판매량은 14만1000여 대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팔렸던 2005년에는 1만5000대 팔렸다.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마힌드라에 주인이 바뀔 때도 체어맨은 꿋꿋히 버터왔다. 회사 경영진도 체어맨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지난 몇 년간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영업을 해왔고 지난해는 '체어맨W 카이저'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달고 돌파구 찾기에도 나섰다.
올들어 11월까지 체어맨은 517대 팔렸고 작년 동기보다 40% 줄었다. 제네시스 EQ900 대비 선호도가 많이 떨어진 데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등 럭셔리 대형 세단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부유층이 더 이상 체어맨을 찾지 않을 것도 결국 단종을 결정하게 만든 요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쌍용차가 체어맨 브랜드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년 전통의 유산을 버리기는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그동안 체어맨은 쌍용차의 고급브랜드 역할을 해왔다. 체어맨이 빠지면 최고급형 모델은 G4 렉스턴이 대신하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렉스턴 이름으로는 앞으로 고급차 수요를 충족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쌍용차가 코란도C를 통해 코란드 이름을, G4 렉스턴으로 렉스턴 이름을 이어간 것처럼 체어맨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체어맨 이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SUV 전문 브랜드로 가겠다는 회사 비전을 여러 번 언급했다. SUV 특화 메이커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SUV 라인업을 짜야 하는 것도 과제다. 체어맨 이름이 어떤 차종이 됐든 다시 자동차 애호가들과 마주하길 기대해 본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쌍용자동차가 올해를 끝으로 대형 세단 체어맨 생산중단에 들어간다. 남은 재고 물량은 내년 3월 전까지 소진하고 단종 수순을 밟는다. 현대자동차 에쿠스와 함께 '회장님 차'로 불리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플래그십(최고급형) 승용차의 퇴장이기에 아쉬움도 크다.
현대차는 2년 전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시키면서 에쿠스 이름을 없앴다. 쌍용차도 단종과 함께 체어맨 이름을 없앨지 자동차 애호가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체어맨은 1997년 출시 이래 그동안 20년 역사를 달려왔다. 1999년 나온 에쿠스보다 먼저 고급세단으로 탄생해 에쿠스보다 이름은 더 오랫동안 유지된 셈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방한 때는 체어맨이 의전차로 쓰여졌다. 당시 체어맨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리지널 모델은 제품 업데이트를 거듭하다가 2008년 체어맨W 등장으로 체어맨H로 차명이 변경됐다. 쌍용차는 이후로 체어맨H 및 체어맨W 두 종류로 세단 라인업을 꾸려 왔다. 지난 20년간 국내 누적 판매량은 14만1000여 대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팔렸던 2005년에는 1만5000대 팔렸다.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차와 인도 마힌드라에 주인이 바뀔 때도 체어맨은 꿋꿋히 버터왔다. 회사 경영진도 체어맨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지난 몇 년간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영업을 해왔고 지난해는 '체어맨W 카이저'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달고 돌파구 찾기에도 나섰다.
올들어 11월까지 체어맨은 517대 팔렸고 작년 동기보다 40% 줄었다. 제네시스 EQ900 대비 선호도가 많이 떨어진 데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등 럭셔리 대형 세단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부유층이 더 이상 체어맨을 찾지 않을 것도 결국 단종을 결정하게 만든 요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쌍용차가 체어맨 브랜드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년 전통의 유산을 버리기는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그동안 체어맨은 쌍용차의 고급브랜드 역할을 해왔다. 체어맨이 빠지면 최고급형 모델은 G4 렉스턴이 대신하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렉스턴 이름으로는 앞으로 고급차 수요를 충족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쌍용차가 코란도C를 통해 코란드 이름을, G4 렉스턴으로 렉스턴 이름을 이어간 것처럼 체어맨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체어맨 이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SUV 전문 브랜드로 가겠다는 회사 비전을 여러 번 언급했다. SUV 특화 메이커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SUV 라인업을 짜야 하는 것도 과제다. 체어맨 이름이 어떤 차종이 됐든 다시 자동차 애호가들과 마주하길 기대해 본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