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지침)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일본 공적연금(GPIF) 사례에서 투자힌트를 얻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5일 ‘스튜어드십코드의 필승전략, 잉여현금흐름’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잉여현금흐름 창출력이 좋고 주주환원율이 높거나 대주주 지분이 낮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공적연금이 2014년 2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뒤 이런 기업의 주가 상승폭이 컸다는 이유에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공적연금과 국민연금은 자금 성격이 비슷해 국민연금이 일본의 투자 사례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에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등의 재원인 잉여현금이 많은 기업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중이 크고 주주환원율이 높은 기업은 금호석유 세아베스틸 효성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이다. 윤 연구원은 “현금흐름이 좋고 주주환원율이 높은 기업은 투자 대상 1순위”라며 “이들 기업은 같은 업종 내에서도 차별화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잉여현금흐름 비중이 크고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기업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주주 지분율이 낮으면 주주총회 안건 통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으로는 삼성중공업 신세계 이마트 컴투스 KT LG상사 등이 꼽혔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