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뽑는 '스마트 자판기' 나온다
미국 시카고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루크 손더스는 건강식을 즐기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영업을 다니면서 많은 직장인이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충 점심을 때우는 것을 본 그는 곳곳에 신선한 샐러드를 담은 자판기를 설치하자는 데 생각이 닿았다. 2013년 10월 시카고에 첫 샐러드 자판기가 등장했다.

손더스가 세운 회사 파머스프리지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시카고에선 점심시간에 샐러드 병을 들고 다니는 직장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자판기는 시카고에만 84대 등 총 95대로 늘었고,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

샐러드 자판기 바람이 국내로도 옮겨왔다. 지난 9월 첫 샐러드 자판기가 설치된 데 이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되는 신선식품 자판기가 나온다.

신선식품 유통업체 유어프리지는 다음달 초 서울 강남 포스코사거리 인근에 병 샐러드를 파는 자판기 2대를 설치 운영한다.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터치스크린 방식이라는 점. 기존 샐러드 자판기나 음료 자판기는 모두 버튼식이다. 앱과 연동되는 ‘스마트자판기’는 처음이라고 유어프리지는 설명했다.

이용자는 스크린에 있는 메뉴 설명과 가격 등을 참고해 샐러드를 고르면 된다. 식재료는 김포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엘리트 농부’로 선정된 농가에서 직매입한다. 케일, 로메인 등 잎채소와 병아리콩 등을 넣은 ‘슈퍼푸드샐러드’, 소고기 사태가 들어간 ‘미트러버스샐러드’ 등 4종(7000원 내외)을 우선 판매한다. 친환경 유리병에 담은 샐러드는 제조시점으로부터 24시간만 판매하고 버린다. 앱을 통해 샐러드를 미리 주문, 결제할 수도 있다.

특정 채소를 빼거나 넣는 ‘나만의 샐러드’를 주문해 하루 뒤 찾아가는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내년 3분기까지 서울 전역에 20대를 운영한다는 목표다. 샐러드뿐 아니라 컵과일 닭가슴살 등 다른 신선식품, 수프 등으로도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창준 유어프리지 대표는 “기술 발달로 자판기 위생문제가 해결되고 냉장고 문을 여닫는 데 따른 온도 변화가 없어 자판기가 신선식품을 팔기에 적합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식습관 변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신선식품 자판기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