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진 '네이처'에 발표…"육상·수상생활 모두 가능했을 듯"

두 다리로 육지를 걷는 동시에 물속에서도 먹이를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공룡이 발견됐다.

긴 목과 납작한 주둥이를 가지고 있어 외형은 마치 '백조'처럼 보인다.

이탈리아 지오반니 카펠리니 박물관, 몽골 과학아카데미, 캐나다 앨버타대, 벨기에 왕립자연사박물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몽골 남부 우카 톨고드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을 분석한 결과, 신종 공룡임을 확인했다고 6일(영국 런던 시간)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신종 공룡 화석은 7천500만∼7천1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 지층에서 발견됐다.
이 화석의 일부는 암석에 묻혀 있는데, 연구진은 묻힌 부분을 분석하고자 싱크로트론(Synchrotron) 가속기를 썼다.

가속기에서 나오는 방사광을 이용하면, 암석 내부의 화석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공룡 화석 연구에는 흔히 CT(컴퓨터단층촬영)를 쓰는데, 이보다 더 세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연구 결과 이 공룡이 '뛰어난 수영선수'였음을 시사하는 특징이 다수 발견됐다.

앞 팔뼈가 '노'처럼 납작한 형태인 것이 대표 사례다.

긴 목과 납작한 주둥이, 날카로운 앞쪽 이빨 11개는 물고기 사냥에 적합한 형태였다.

공룡은 대부분 주둥이 끝에 콧구멍이 있는데, 이 신종 공룡의 경우 콧구멍이 백조처럼 주둥이 뒤쪽으로 치우쳐 있다.

한편 이 공룡은 육지에서도 걸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긴 목 때문에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데,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골반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신종 공룡에 '할쯔카랍토르 에스퀼리에이'(Halszkaraptor escuilliei)라는 학명을 붙였다.

공룡의 속(屬)명은 폴란드의 저명한 고생물학자 할쯔카 오스몰스카 박사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 그 이름을 본떴다.

속명 뒤에 오는 종(種)명은 프랑스 화석상 프랑수아 에스퀼리에 씨의 성에서 왔다.

이 화석상은 도굴돼 유럽에 있었던 공룡 화석을 다시 몽골로 되돌려 줘, 이번 연구를 가능케 했다.

연구진은 이 공룡의 몸길이가 70cm가량 되며, '마니랍토라'(Maniraptora) 그룹의 수각류 공룡이라고 결론지었다.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두 발로 걸으며 날카로운 이빨을 가져, 흔히 '육식 공룡'으로 알려진 종류를 '수각류'라고 부른다.

국내 공룡 전문가인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물과 땅에서 모두 생활할 수 있는 공룡이 마니랍토라 그룹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지금껏 몽골에서 수많은 공룡 화석이 연구됐는데, 여전히 새로운 특징의 공룡이 발견되고 있다"며 "이는 화석 탐사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