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상권지도 바꾼 별마당 도서관
작년까지만 해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별명은 ‘미로 몰’이었다. 2014년 쇼핑몰을 재단장하면서 매장 배치가 복잡해진 데다 내부 벽면과 바닥이 온통 흰색이라 길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작년 12월 이곳의 운영자로 선정된 뒤 진행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도 길 찾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가장 많았다.

신세계는 랜드마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쇼핑몰의 ‘기준점’을 만들면 약속장소로 이용할 수 있고, 소비자들의 불만도 해결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게 기획한 것이 지난 5월31일 개관한 별마당 도서관(사진)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생기면 상권에 활기가 불어넣어질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신세계는 별마당 도서관 개관 후 6~11월 코엑스몰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는 ‘별마당 도서관’을 해시태그로 단 사진 영상 등 콘텐츠가 매일 300개가량 올라오고 있다. 이들 콘텐츠 수는 6일 기준 총 5만 건을 넘었다.

사람이 모이자 입점 매장들도 매출이 늘었다. 코엑스몰에서 빌리엔젤 매장을 운영 중인 정성현 매니저는 “작년보다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며 “별마당 도서관이 인기를 끌면서 인근 매장의 매출 역시 평균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8만 권의 도서 구입비에 인건비와 운영비용까지 합하면 7억원을 투자했다”며 “앞으로 별마당 도서관을 해외 관광객도 찾아오는 명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