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가 여의도 파크원빌딩에 승강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수주 금액은 700억원으로 승강기업계 최대 규모다. 티센크루프의 지난달 수주 실적 역시 1300억원대로 월간 기준 업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는 지난달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파크원빌딩 오피스동에 엘리베이터 82대를 700억원에 설치하기로 계약했다. 독일계 티센크루프의 한국 생산기지인 이 회사는 단일 엘리베이터 설치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4월 준공된 국내 최고층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승강기 입찰 규모가 1000억원대였지만 미국 오티스와 일본 미쓰비시에 각각 500억원대 규모로 분리 발주됐기 때문에 이번 수주보다 규모가 작다. 파크원은 지상 69층(317m), 53층(245m)짜리 오피스 타워 2개 동과 백화점, 호텔 등이 들어서는 빌딩이다. 연면적은 63만177㎡로 63빌딩의 4.5배에 달한다.

이번에 입찰을 따낸 가장 큰 원동력은 티센크루프만이 갖고 있는 ‘트윈’ 엘리베이터 기술이다. 한 승강로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로 티센크루프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한 승강로에 엘리베이터 2개가 붙어서 이동하는 ‘더블데크’ 제품을 제안했지만 포스코건설은 더블데크보다 대기시간이 60% 단축되고 수송 효율도 30% 높은 트윈을 선택했다. 대당 5000만원대인 일반 아파트용 엘리베이터와 달리 트윈은 한 시스템(2대)당 16억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다. 파크원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분속 420m) 트윈 56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아모레퍼시픽, 현대캐피탈, 한국투자증권 사옥 등에 설치돼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2위인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이번 회계연도(2016년 10월~2017년 9월)에 매출 7090억원, 영업이익 737억원, 영업이익률 10.4%를 기록했다. 모두 사상 최대치다. 2012년 박양춘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사장 취임 후 5년 만에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9배로 늘었다. 박 사장은 “비용을 최소화하는 저가 수주 경쟁이 아니라 앞선 기술과 디자인, 안전성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