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선거구제 개편과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낼 태세다. ‘2018년도 예산안’에서 맞춘 보조를 1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과 개혁 입법 공조로 이어가기 위한 공감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 국회 다음은 민생입법 국회”라며 “어렵사리 마련된 예산이 민생 회복의 동력으로 작용하도록 법과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중소기업을 소수 재벌기업의 독점에서 자유롭게 하고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를 위한 법을 이번에 꼭 통과시켜야 한다”며 “여야가 초당적인 협력으로 입법 성과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전화 통화에서 “예산안이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면서 정기국회 동안 처리하지 못한 법안이 많다”며 “1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시국회 소집은 오는 11일 국회의장, 여야 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논의된다.

양당은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가동한 ‘2+2(정책위 의장·원내수석부대표) 협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5·18 특별법’ 등은 이미 상당 부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공수처 신설을, 국민의당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우선순위로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규제프리존특별법과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당은 이르면 다음주 의원총회를 열어 개헌 및 선거구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당론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한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불거진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밀실 합의’로 비판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게 변수다. 선거구제는 개헌과 연동돼 있어 특정 정당이 강력 반대하면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