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세계 최강자인 인공지능(AI) 기사 ‘알파고 제로’가 장기와 체스에서도 세계 최강 AI임을 증명했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은 알파고 제로의 최신 버전이 백지상태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독학으로 몇 시간 만에 장기와 체스, 바둑 모두에서 경쟁 소프트웨어를 능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이 결과는 미국 코넬대에서 운영하는 과학기술 논문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실렸다.

연구팀은 업그레이드된 알파고 제로에 장기와 체스의 기본 규칙만 가르친 뒤 스스로 학습하도록 했다. 기존 알파고와 여타 AI는 인간이 만들어낸 정보를 바탕으로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번에는 사전 데이터를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알파고 제로는 경쟁 AI를 압도했다. 올해 세계 컴퓨터 장기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소프트웨어 ‘엘모’와 지난해 세계대회를 제패한 ‘스톡피시’, 바둑의 ‘알파고’와 실력을 비교한 결과 장기는 2시간, 체스는 4시간, 바둑은 8시간 학습한 상태에서 기존 소프트웨어를 능가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이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공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딥마인드 관계자는 “범용 AI를 난치병 조기 발견, 신소재 개발, 생명의 기원 규명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