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리우 올림픽 홍콩 대표…홍콩인 최초로 LPGA 투어 입성
인도 아쇼크·아이슬란드 크리스틴스도티르도 올림픽 계기로 LPGA 진출
홍콩의 박세리 되려는 티파니 찬 "올림픽이 LPGA의 꿈 키웠다"
홍콩에서 나고 자란 티파니 찬(24)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홍콩 여자골프 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면서 대학 무대에서 뛰던 아마추어 골프 선수 찬은 올림픽 랭킹 56위로 리우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37명의 불과한 홍콩 올림픽 대표팀의 일원이 된 것이다.

찬은 당시 "전 세계 골프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홍콩을 대표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게 된 건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라고 감격에 찬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찬의 꿈은 올림픽 출전을 계기로 더 커졌다.

4오버파 288타의 스코어로 37위로 올림픽을 마친 찬은 마음속으로 "해볼 만한걸"이라고 자신에게 속삭였다.

찬의 애초 목표는 40위 이내에 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선수라곤 3명밖에 출전하지 않은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최고치가 40위라고 여겼던 그는 LPGA투어 진출이라는 새로운 꿈에 도전할 용기를 얻었다.

1년 3개월 뒤 찬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했다.

퀄리파잉스쿨 최종 라운드에서 찬은 합계 11언더파로 하타오카 나사(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찬은 홍콩 역사상 처음으로 LPGA투어에 진출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찬은 홍콩 영문 일간신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 언론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는 주니어 선수들에게 힘이 됐다.

홍콩 골프에서 커다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박세리, 중국의 펑산산이 해낸 역할을 찬이 해내리라는 기대다.

찬의 큰 꿈에는 작년 올림픽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한 사실이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뒤 올해 LPGA투어에 진출한 선수는 찬 혼자가 아니다.

내년부터 LPGA투어에서 뛰는 나나 마드센(덴마크) 역시 지난해 덴마크 대표 선수로 리우 올림픽에 나섰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마드센은 리우 올림픽에서 5언더파 279타로 공동13위에 올랐다.

메이저대회에서 2승을 올린 전인지(23)와 같은 순위였고 미국 간판선수 렉시 톰프슨(공동19위)을 앞섰다.

마드센은 올해 LPGA투어 2부인 시메트라투어에 도전했다.

3차례 우승을 거뒀고 시메트라투어 72홀 최다 언더파(22언더파) 기록까지 세운 그는 상금 랭킹 4위 자격으로 거뜬하게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땄다.

마드센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매주 경기를 하게 돼 기쁘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리우 올림픽 이후 골프 변방국 선수들의 LPGA투어 진출은 이미 지난해부터 눈길을 끌었다.

아디티 아쇼크(인도)와 올라피아 크리스틴스도티르(아이슬란드)는 리우에서 돌아온 뒤 LPGA투어 진출의 꿈을 이뤘다.

아쇼크는 인도 최초, 크리스틴스도티르 역시 아이슬란드에서는 처음으로 LPGA투어에서 뛴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스위스 국기를 달고 뛰었던 알바네 발렌수엘라와 아일랜드의 레오나 매과이어 역시 조만간 LPGA투어에 도전할 예정이다.

올림픽이 세계 각국 유망주를 세계 최고의 무대인 LPGA투어로 끌어들이는 자력을 만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