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직장인의 상징이던 야근과 산더미 같은 서류, 지옥 같은 통근전철 등을 바꿔보자는 주장이 본격화된 것입니다. 여기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올 3월 ‘일하는 방식 개혁’을 내세우며 호응하면서 야근 단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됐습니다. 노동기준법을 개정해 초과 근무 상한을 ‘월 45시간, 연 360시간’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일감이 몰리는 기간에는 ‘월 100시간미만, 연 720시간 이내’라는 예외 사항을 뒀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야근 없애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이뤄지는 야근을 막기 위해 퇴근 시간이 되면 ‘PC 강제종료’를 실시하는 기업, 오후 6시에 ‘퇴근 음악’을 내보내는 기업, 강제 소등을 하는 기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드론이 일일이 야근하는 직원을 체크해 퇴근을 촉구한다는 것인데요. 음악을 틀고, 퇴근 안내 방송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야근을 줄이고, 경비원 인력을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예상입니다.

이들 업체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누가 야근을 하고 있는지 자동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암울한 디스토피아 미래상을 그렸던 영화 ‘터미네이터’시리즈에 나왔던 날아다니는 로봇도 연상이 되는데요. 근무시간 절감을 위해 꼭 드론이 필요한 것인지 살짝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