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쟁지역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표, 중동 국가와 국제 사회의 반발을 부른 가운데 미국내에서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시카고 도심에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200여 명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선언에 항의했다.

초대형 팔레스타인 국기와 피켓을 든 시위대는 클러친스키 연방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도로를 따라 행진하며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정의·평화 구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는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시카고 연합'(CCJP)이 주도했으며 '평화를 위한 유대계 목소리'(JVFP), '이슬람 단체 협의회'(CIO) 시카고 지부, '인종주의와 정치적 억압에 반대하는 시카고 동맹'(CAARPR) 등도 함께 했다고 시카고 abc방송은 전했다.

한 시위대원은 "예루살렘 수도 인정은 중동 지역을 불안에 빠뜨리는 무모한 결정"이라면서 "미국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중동 평화를 위한 중개자 역할을 한 적이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참가자는 "(예루살렘의 성지 템플마운트는) 전 세계 무슬림들이 모여 합동 예배를 드리는 곳"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모두 수도로 주장하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하고,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주(駐)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준비를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도 이를 대선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동 매체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