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상세 일정 공개 "업무 간소화·고객비용 부담 절감" 기대

호주증권거래소(ASX)가 증권거래 시스템에 가상화폐 비트코인 거래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ASX는 이 계획이 실현되면 주요 금융기관으로는 세계 최초가 된다고 주장했다.

호주 증시는 거래량 기준 세계 8위 규모다.

ASX의 도미닉 스티븐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호주를 금융시장 혁신의 선두주자로 올려놓을 것"이라며 "아직 할 일이 있지만, 이번 발표는 그 여정에 중요한 신기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호주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스티븐스 최고경영자는 기존 거래 시스템인 'CHESS'(Clearing House Electronic
Subregister System)를 블록체인으로 교체하면 업무를 간소화하고 새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으며 고객들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SX 측은 블록체인 시스템의 작동 방법 및 적용 시기 등 상세한 내용은 내년 3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공공 거래장부로도 불리는 블록체인은 최근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재로는 증권거래 시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데,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 방식을 사용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특히 증권 및 은행 서비스에서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최근 수년간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금융부문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ASX는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디지털 애셋'(Digital Asset)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할 예정인데, 호주 언론들은 이 기술의 실제 적용에는 최소 2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ASX는 지난해 1월 1천490만 호주달러(122억 원)를 투자해 디지털 애셋의 지분 일부를 매입했다.

2014년 설립된 디지털 애셋은 ASX를 포함해 골드만 삭스, JP 모건 체이스, 씨티그룹 등으로부터 미화 1억1천500만 달러(1천26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끌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