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아닌 기능성 음료
콩·쌀 발효 추출물이 주성분
건강상태 따라 효능 제각각
몇몇 회사가 시도한 나름의 임상시험을 살펴보니 효과가 아예 없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동아제약이 10여년 전 20~40대 건강한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모닝케어 복용 후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요. 물과 비교했을 때 알코올 분해작용을 촉진해 알코올 농도를 낮췄고 어지럼증도 줄여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실험 결과는 표본이 수십 명에 불과해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실험 때마다 간의 알코올 해독 능력과 건강상태에 차이가 있고 사람에 따라 잘 받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효과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여러 성분으로 몸소 임상해본 뒤 나에게 잘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는 ‘허무한’ 결론에 이르게 되죠. 숙취해소음료 성분을 살펴보면 주로 콩에서 추출한 성분과 쌀 배아를 함께 발효시킨 미배아콩발효물이 사용됩니다. 음주 후엔 아침상에 올랐던 콩나물국을 떠올리면 되는데요. 콩나물에는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이 풍부합니다. 북어국은 유해산소를 없애주는 메타오닌 성분이, 조개국은 간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타우린이 풍부해 숙취 해소를 도와줍니다. 이런 성분을 식품으로 섭취할 수 없을 때 음료로 보충해주는 것이죠.
요즘은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이나 오리나무와 마가목 추출물 등 천연원료가 들어간 제품이 인기가 있습니다. 엉겅퀴로 불리는 국화과 식물인 밀크시슬 추출물도 최근 핫한 성분입니다. 밀크시슬의 주성분인 실리마린이 항산화력이 강한 글루타치온 생성을 증가시켜 알코올 해독을 돕는다고 합니다.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도 간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숙취해소음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강황에서 추출한 커큐민을 작은 입자로 만들어 체내 흡수율을 높인 테라큐민이라는 성분도 있습니다. 물론 숙취해소음료를 너무 맹신해서 과음하면 안 되겠지만요.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