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크게 뜨고 마음 열라"… 루부탱의 메시지 담았다
아찔한 하이힐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홍창(빨간색 밑창)’으로 유명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이다. 또각 또각 걸을 때마다 바닥의 빨간 창이 섹시한 느낌을 더해준다. 힐의 높이와 굽의 굵기, 앞코로 내려오는 라인 등 모든 면에서 여성스러움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옷은 유행을 따라 디자인이 바뀌지만 크리스찬 루부탱의 하이힐은 변하지 않는 여성미의 대명사가 됐다.
"눈 크게 뜨고 마음 열라"… 루부탱의 메시지 담았다
◆살짝 보이는 ‘빨간 밑창’

크리스찬 루부탱은 1992년 프랑스 파리에 첫 번째 매장을 열면서 시작됐다. 브랜드를 만든 크리스찬 루부탱은 1982년 찰스 주르당 밑에서 신발 만드는 법을 배웠다. 찰스 주르당은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크리스찬 디올의 신발을 만들던 장인이다.

그때 루부탱은 샤넬, 이브생로랑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내놨을 때 그 거리는 여성들이 빨간 밑창 구두를 신고 다니는 ‘루부탱 거리’가 됐다. 매장 문을 연 지 4개월 만에 모나코의 캐롤라인 공주가 루부탱 구두를 아름답다고 칭찬한 게 알려지면서 인기는 더 높아졌다.

"눈 크게 뜨고 마음 열라"… 루부탱의 메시지 담았다
세 명의 누나와 함께 자란 루부탱은 남성이었지만 여성의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았다. 다리를 예뻐 보이게 하는 구두 라인, 색을 보는 눈 등이 남달랐다. 그래서 크리스찬 루부탱 제품은 선명한 색과 아찔한 라인, 화려한 디자인을 잘 쓰는 브랜드로 유명해졌다. 여배우들이 레드카펫을 걸을 때마다 드레스는 바꾸지만, 크리스찬 루부탱의 하이힐을 신는 것도 남다른 디자인 덕분이라는 평가다.

"눈 크게 뜨고 마음 열라"… 루부탱의 메시지 담았다
최근 인기를 끄는 상품은 여성용 ‘팔로마 백’이다. 올가을·겨울에 나온 이 제품은 심플한 라인, 곡선미가 돋보이는 손잡이 등이 특징이다. 크리스찬 루부탱 디자이너가 ‘쇼 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 가방은 커튼 사이로 등장하는 댄서의 각선미를 표현했다. 마치 무대를 살짝 훔쳐보는 댄서의 옆모습처럼 가방 옆면에 레드 색상이 살짝 보이도록 만들었다.

토트백으로 사이즈는 스몰부터 라지까지 나왔다. 체인을 단 클러치도 인기가 높다. 스몰은 200만원대, 미듐은 300만원대다.

◆개성 있는 루비태그 컬렉션

"눈 크게 뜨고 마음 열라"… 루부탱의 메시지 담았다
크리스찬 루부탱이 올겨울 출시한 ‘루비태그 캡슐 컬렉션’에도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디자인이 담겨 있다. 디자이너 스스로 ‘유쾌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루부탱의 위트와 상상력을 제품에 녹여냈다는 설명이다. 루부탱 디자이너는 평소 소비자와 한 대화를 일일이 적어놓곤 한다. 거기서 영감을 얻어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이번 루비태그 컬렉션에도 고객 방명록, 브랜드 히스토리 등 다양한 메모를 반영했다.

루비태그 컬렉션은 여성용 신발과 남성 및 여성 가방으로 나왔다. 디자이너의 풍부한 상상력에서 시작한 다양한 캐릭터, 여러 색을 조화시킨 개성 있는 프린트를 ‘루비태그 프린트’로 만들어냈다. 특히 생동감 있는 눈동자와 다채로운 색상의 하트 무늬는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열라’는 의미를 담았다. 깊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크리스찬 루부탱은 제품 안에 ‘셀카(셀프 카메라)는 잠시 멈춰 달라(No SelFics!)’는 메시지도 적어 넣었다.

루비태그의 모든 제품은 블랙과 화이트 바탕에 루비태그 프린트를 자유롭게 배치했다. 실크, 에나멜, 가죽 등 소재도 다양하다. 여성용 슈즈는 하이힐, 플랫 슈즈, 슬립온 등으로 선보였다. 브랜드 고유의 클래식한 디자인인 하이힐 ‘피갈 폴리스’는 블랙 색상으로 나왔다. 가장자리를 따라 레드로 포인트를 줬다. 신발 앞뒤의 프린트가 경쾌한 느낌을 주는 슬립온도 독특하다. 루비태그 가방에는 과감한 프린트를 넣어 화려한 느낌을 냈다. 여성 가방은 실용적인 ‘카바타 토트백’을 루비태그 버전으로 출시했다. 남성은 스파이크 장식이 돋보이는 ‘스카이 파우치’를 비롯해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백루비 백팩’ 등을 내놨다. 크리스찬 루부탱의 루비태그 캡슐 컬렉션 가격은 여성 신발 90만~100만원대, 여성용 가방 100만원대, 남성용 가방 70만~100만원대, 남성 신발 100만원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