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우려로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금호타이어와 삼성중공업발(發) ‘실적 쇼크’로 급락한 조선주 때문에 국민연금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8일까지 최근 3거래일 동안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금호타이어(551억원)와 삼성중공업(359억원)이었다. 연기금으로 구분되는 자금 주체의 대부분은 운용 자금 규모가 큰 국민연금이다. 이 기간 금호타이어 주가는 51.64% 추락했다. 7일과 8일 연이어 하한가를 기록했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P플랜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P플랜은 사전에 신규 자금 지원안을 마련한 뒤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기업회생 시스템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우리은행(14.15%)과 산업은행(13.51%)에 이어 많은 금호타이어 지분(8.84%)을 갖고 있다.

6일 올해 490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 전망을 내놓은 삼성중공업 주가도 최근 3거래일간 39.37% 빠졌다. 2014년 이 회사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추진할 당시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은 4.99%였다. 5% 이상 보유해야 공시 의무가 있어 현재 국민연금 지분율은 알 수 없지만 최근 실적 전망 발표 직후 연기금이 대규모로 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물량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국민연금이 8.8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가도 같은 기간 17.32% 하락했다.

이 때문에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274개 종목의 올해 평균수익률(7일 종가 기준)은 18.07%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1.49%)보다 낮았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