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발빠른 투자자들은 4분기 실적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주가 흔들리고 바이오주가 무너지는 와중에도 꾸준히 실적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길목을 선점해놔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삼성SDI·OCI·한미약품·하나금융·대한제강… 4분기 실적 기대주 미리 '찜' 해놓을까
◆4분기 실적 기대 커져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67곳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7조299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0조1311억원)보다 56.98% 늘어난 규모다. 3개월 전 추정치(46조814억원)보다 2.64%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SDIOCI는 3개월 전에 비해 영업이익 추정치도 83.7%, 63.3%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한미약품(17.5%) 녹십자(13.1%)를 비롯한 제약주, 하나금융지주(28.2%) 우리은행(20.8%) 같은 은행주, 대한제강(26.8%) 세아제강(24.1%) 포스코(8.9%) 등 철강주들이 실적 추정치를 끌어 올리는 데 앞장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눈높이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3개월 전 14조8460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현재 그보다 9.9% 상승한 16조3195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9조2208억원)보다 77.0% 불어난 규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D램과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판매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 증가와 이익률 회복 덕에 다시 한번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원화 강세 여파와 반도체 사업부 특별상여금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4조2364억원)도 9월(3조7124억원)에 비해 14.1% 많아졌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내년 1월 중순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지수도 다시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조선·타이어주 낮아진 눈높이

실적 부진을 일찌감치 ‘예고’한 LIG넥스원 삼성중공업 등은 해당 업종 내 다른 종목들의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4분기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LIG넥스원을 비롯한 한국항공우주(3개월 전 대비 추정치 하락률 -20.3%) 한화테크윈(-14.5%) 등 방위산업 관련주들도 줄줄이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

LIG넥스원은 지난달 9일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기존보다 60% 낮춘 468억원이라고 밝혔다. 3분기까지 6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 200억원대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한 셈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첨단무기 신규 사업 지연과 개발비 증가 등이 부담이 됐다”며 “방산주들의 수주와 실적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덩달아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삼성중공업이 올해(4900억원)와 내년(2400억원) 영업 적자 전망을 발표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3개월 전 951억원에서 671억원으로 29.4% 줄었다. 전년 동기(1조337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법정관리 우려가 불거진 금호타이어(-30.6%)뿐 아니라 한국타이어(-15.7%) 넥센타이어(-14.2%) 등 타이어 3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일제히 내려갔다. 원재료인 고무 가격 상승에 전방산업인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