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2017년 ICT발전지수에서 2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15개 개발도상국의 ICT 분야 공무원, 교수, 연구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에 있는 ICT체험관 티움(T.um)에서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수중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한국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2017년 ICT발전지수에서 2위를 기록했다. 사진은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15개 개발도상국의 ICT 분야 공무원, 교수, 연구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에 있는 ICT체험관 티움(T.um)에서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수중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한국이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지수’ 조사에서 아이슬란드에 1위를 내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76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ITU의 ICT발전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아이슬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스위스, 4위는 덴마크, 5위는 영국이 각각 차지했다. 일본은 10위, 미국은 16위에 올랐다.

ICT 발전지수는 ITU가 각 국가의 각종 ICT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평가한 것으로 국가 간 ICT 역량을 비교·분석하는 지표다. 한국은 2010년 이후 4년간 1위를 지키다가 2014년 2위로 떨어진 뒤 2015년과 2016년 다시 1위에 올랐다.

ICT에 대한 접근성, 이용도, 활용력 등 3개 부문 평가에서 한국은 각각 7위, 4위, 2위에 올랐다. 부문별 1위는 없지만 총점이 두 번째로 높았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조사에서 한국이 아이슬란드에 1위를 내준 데는 유선전화 가입회선 수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유선가입회선 수는 작년 100명당 58.1명에서 올해 56.1명으로 떨어졌다. 휴대전화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집전화 이용 가구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컴퓨터 보유가구 비율도 낮아졌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무선 초고속 인터넷 가입 회선 수에서 처음으로 만점을 기록하면서 종합점수가 높아졌다. 국가 간 인터넷 이용 정도를 평가하는 국제 인터넷 대역폭 부문에서도 아이슬란드가 한국을 앞섰다.

ITU는 회원국과의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내년부터 ICT 발전지수를 구성하는 세부항목을 변경할 예정이다. 유선전화 가입비율, 초고속인터넷 가입비율(유선, 무선) 등 4개 지표를 삭제하는 대신 속도별 유선 초고속 인터넷 가입회선 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당 이용량(유선, 무선) 등 7개 지표를 추가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 ICT 발전지수 체계는 2009년 정립된 것으로 그 이후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한국의 ICT 환경과 특성이 변경된 지표에서 더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 중국에서 열린 세계인터넷대회에서 발표된 인터넷발전 지수 순위에서는 한국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그쳤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관으로 처음 발표된 세계인터넷발전지수 순위에서 주요 38개국 중 미국이 평점 57.66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국 41.80점, 한국 38.86점 순이었다. 평가 대상에는 인터넷산업이 발전한 미주 6개국, 아시아 13개국, 유럽 14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아프리카 4개국이 포함됐다.

주최 측은 인프라 설비, 혁신능력, 산업발전, 인터넷 응용, 네트워크 보안, 인터넷 거버넌스 등 6개 지표로 나눠 인터넷 발전수준을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인터넷 이용자 수 등 총량 지표가 주로 반영돼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종 외신들도 “중국의 폐쇄적인 인터넷 환경을 감안할 때 이번 조사 결과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