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게임 '기적(MU): 최강자'. / 사진=웹젠 제공
지난 7일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게임 '기적(MU): 최강자'. / 사진=웹젠 제공
게임 업계가 오래된 장수 지적재산권(IP)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1990~200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 IP에 새 옷을 입혀 선보인 게임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들 게임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있는 충성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출시 초반부터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중국에서 출시된 '기적(MU): 최강자'는 현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순위 3위에 올랐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부동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왕자영요' '몽환서유'의 뒤까지 추격했다.

기적: 최강자는 웹젠의 대표 PC게임인 '뮤(MU)'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중국 게임사 타렌이 개발하고, 룽투게임즈가 서비스를 맡았다.

업계에서는 기적: 최강자의 흥행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사전예약자 수가 100만명이 채 되지 않았던 데다 대형 개발사나 유통사의 참여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초반 흥행에 성공한 것은 중국 내 뮤 IP의 탄탄한 인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적: 최강자의 현지 초기 일매출을 2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는데, 실제 매출 순위를 감안하면 20억~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중국에서 출시된 '대천사지검 H5' 역시 뮤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HTML5 게임이다. 이 게임은 이달초 중국 앱스토어 게임 매출순위 2위까지 올랐다가 현재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올 4분기 이 게임의 중국 일평균 매출을 1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에서 뮤 IP의 인기를 이어갈 기대작은 이달 중 텐센트가 선보일 '기적: 각성'이다. 2014년 출시돼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전민기적(뮤 오리진)'의 후속작으로, 현재 사전예약자 수는 700만명을 돌파했다.

뮤 IP는 2001년 출시된 PC온라인게임 '뮤'가 시초다. 이 게임으로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웹젠은 이후 직접 개발보다 IP 제휴를 통한 퍼블리싱 계약에 주력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 장수 IP의 대명사는 리니지다. 리니지는 국내는 물론 해외로 뻗어나가 세계 곳곳에 골수 팬을 만들었다. 1998년 출시된 PC온라인게임 리니지는 최근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1일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M'.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지난 11일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M'.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지난 6월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국내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지난 11일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M은 출시 첫날부터 현지 앱스토어 매출 순위 선두에 올랐다. 대만은 한국만큼 PC게임 리니지에 대한 향수가 짙은 시장으로, 리니지M의 성공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출시된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도 국내외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이 게임을 제치고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2위를 꿰찬 '테라M'도 PC온라인게임 '테라' IP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게임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흥행 리스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검증된 IP에 대한 수요가 높다. 내년에도 '블레이드앤소울' '세븐나이츠' 등 기존 IP를 활용한 새 게임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이 다양화되고 신작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게임 이용자들은 이미 익숙한 원작 캐릭터가 담긴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력한 IP를 보유한 게임사는 직접 개발 없이도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IP 제휴를 통해 수익을 나눠가질 수 있고, 게임 외 먹거리 창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IP 제휴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MD 상품, 공연, 웹툰·웹드라마 등 이종 산업과 게임 간 결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