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 속에서도 신흥국 시장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ed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신흥국 시장은 미국의 경기나 기준금리 변화에 적잖은 영향을 받아왔다. WSJ는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올 들어 세 번째지만 세계 경제의 견조한 성장과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투자자들이 과거처럼 불안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금융협회(IIF) 조사에 따르면 올해 신흥국 시장에 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1조1000억달러(약 1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3년 1조4900억달러를 찍고 2015년 3900억달러까지 줄어들었으나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IIF는 신흥국 시장 투자가 내년엔 1조2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도 올 들어서만 30%가량 상승했다. 헬렌 차오 BoA메릴린치 홍콩지역 이사는 “Fed가 긴축에 돌입하면 모든 신흥국 시장이 죽는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Fed가 내년 시장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이면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 중국 경제가 흔들릴 것이란 의견도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세제개편과 금리 인상 등이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을 감안해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