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고강도 규제책을 예고한 가운데 산업은행은 가상화폐 관련 계좌를 내년부터 운영하지 않기로 12일 결정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가상화폐거래소 객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고강도 규제책을 예고한 가운데 산업은행은 가상화폐 관련 계좌를 내년부터 운영하지 않기로 12일 결정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가상화폐거래소 객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미국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선물 거래 열기가 증시로 옮겨붙었다. 블록체인 관련주가 폭등하며 기술주 주가를 끌어올렸다. 비트코인 선물에 이어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 출시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특허관리 전문기업 마라톤페이턴트는 11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42.86%(1.89달러) 폭등하며 6.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최근 블록체인 관련 특허 취득에 집중하면서 수혜주로 떠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비트코인 선물상품 출시 기대에 지난달 21일 1.42달러이던 주가가 3거래일 만에 6.51달러로 치솟았다가 다시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 왔다.

미국 가상화폐 기업 주가 40% 급등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사업 인수 등을 지원하는 리오트블록체인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다 이날 45.52% 치솟았다. 중국 클라우딩컴퓨팅기업 순레이도 29.38% 뛰었다.

반도체회사도 비트코인 수혜주에 가세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그래픽프로세서(GPU) 등 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엔비디아와 AMD는 이날 각각 1.66%, 2.21% 상승했다.

비트코인 선물의 데뷔 무대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상품을 출시한 CBOE 주가도 0.86% 오른 126.35달러를 기록했다. 에드 틸리 CBOE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 시작은 성공적”이라며 “이는 옵션과 ETF 등 가상화폐 관련 상품 출시를 위한 길을 터줬다”고 자평했다.

미국 자산운용업계는 비트코인 ETF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 상품이다. 비트코인 선물 투자가 어려운 일반인도 ETF를 매매하면 쉽게 간접투자할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렉스 셰어즈 LLC, 퍼스트 트러스트어드바이저, 반 에크 어소시에이츠, 퍼스트트러스트어드바이저가 지난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 출시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금까지 SEC는 비트코인 ETF 제안을 모두 거부했거나 보류했다. 하지만 운용업계는 ETF 출시도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출시가 투기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지프 보르그 앨라배마증권위원회 위원장은 “비트코인을 구매하려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받는 사람도 나타났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남을 것이지만 비트코인이 지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