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여성 상원의원 커스틴 길리브랜드(뉴저지)를 향해 성적인 비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트윗을 날려 논란이 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이번 논란을 '트럼프 대통령이 성적으로 도발적인 트윗을 보내 미끼를 물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격한 트윗은 전날 그에게서 과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들이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의 조사를 요구한 데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알지도, 만난 적도 없는 여성들의 거짓 고발과 지어낸 이야기로 옮겨가고 있다.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앨 프랭컨(민주) 상원의원 사임으로 성추문 공방에서 부담을 털어낸 민주당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길리브랜드 의원은 전날 CNN 크리스천 아만포어와의 인터뷰에서 "이 여성들에 의하면 트럼프는 폭행을 저지른 것이다. 매우 믿을 만한 비위행위, 범죄의 혐의를 갖고 있다. (트럼프는) 철저하게 조사받아야 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리브랜드가 자신의 사임을 요구했다는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침부터 발끈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캡처
그는 트위터에다 길리브랜드 의원을 '라이트웨이트'(경량급)라고 지칭했다. 이는 정치적으로 '가벼운 사람' 또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을 뜻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아첨꾼이자, 얼마 전 내 사무실에 와서 선거 기부금을 구걸하던 사람(기부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그런 사람)이 지금 트럼프와 싸우겠다고 링에 올라와 있다"라고 썼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을 향해 막말성 비난을 퍼부어댄 상대방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모닝조 공동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 이후로는 길리브랜드 의원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길리브랜드가 2008년 뉴욕에서 처음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 트럼프가 뉴욕의 큰 손 기부자였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룻거스대학 여성정치센터의 켈리 디트마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의 트윗은 그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여성을 능력이 떨어지는 존재로 보거나 여성의 야심은 해롭다는 인식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커스틴 길리브랜드 트위터 캡처
/커스틴 길리브랜드 트위터 캡처
길리브랜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맞서 "성차별주의자의 중상모략"(sexist smear)이라고 다시 맞받아쳤다.

길리브랜드는 "대통령은 날 침묵시킬 수 없다. 이 이슈에 관해 절대로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제 대통령에게 맞서 저항한 여성들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메이지 히로노(하와이)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혐오증 환자이자 강박적인 거짓말쟁이, 성적 약탈자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길리브랜드 의원을 엄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