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채용비리' 재발 막겠다…인사 핵심은 '능력·공정'
"인사절차, 직접 챙길 것…소통하는 은행장되겠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가 13일 사내 방송을 통해 앞으로의 인사 원칙을 공개했다. 채용비리로 얼룩진 우리은행의 인사 제도를 전면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이날 행내 특별방송을 통해 인사의 기본원칙과 방향을 전 직원에게 공개했다.

인사 원칙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능력 중심의 공정한 인사'다. 이광구 전 행장이 사임하고 현직 임원들이 체포되는 등 '대규모 채용 비리'가 불거졌던 만큼 자신의 임기 중에는 인사 관련 잡음을 내지 않겠다는 손 내정자의 의지가 엿보인다.

앞서 손 내정자는 행장에 내정된 직후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공정과 투명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인사를 청탁하는 행위는 은행을 더 큰 어려움에 빠트리는 행위로 보고 관련 행위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손 내정자는 인사원칙으로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을 꼽았다.

이를 위해 본부장급 승진인사 시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후보군 선정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기로 했다. 영업그룹 임원들로 구성된 '승진후보자 평가협의회'와 외부기관과 연계한 '다면평가 시스템'을 신설해 영업력과 품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지점장급 이하 승진은 영업실적과 근무평가를 반영한 인사고과 기준으로 선발하되, 본인의 인사서열을 공개함으로써 승진여부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인사이동 시 영업력이 우수한 직원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업점으로 배치해 미래수익원을 창출하고, 직원간 영업노하우가 공유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본부부서나 해외영업점 직원 인사시 공모제도를 통해 100% 선발하고, 선발되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도 사유와 함께 향후 로드맵을 제공하는 피드백을 실시할 예정이다.

핵심성과지표(KPI) 우수 영업점(또는 팀)에 대해서는 '우리 투게더 단체상'을 신설해 확실히 보상해 준다는 계획이다. 지속 성장 가능한 영업문화 정착과 직원간 협업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손 내정자는 역동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70년대생 이후'의 젊은 직원과 여성인력을 본부부서장 및 본부부서 팀장으로 확대 배치하기로 했다.

지방 영업점은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영업 우수직원을 지점장으로 선발하여 현지 밀착형 영업을 강화하며,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지점장은 센터장으로 발탁해 능력 위주의 인사문화를 전파하기로 했다.

손 내정자는 "이번 인사원칙 사전공개는 공정한 인사제도 정착을 위한 첫 걸음이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믿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며 "앞으로 직접 인사절차 전반을 챙길 것이고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는 은행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의 연말 인사는 오는 22일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소속장급 이하 인사는 퇴직연금, 연체관리 등 마무리 영업을 고려, 26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