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in 베트남 2017’ 환영 리셉션에 참석한 베트남 현지 대학 교수들이 포럼 개막을 축하하며 건배하고 있다.  /하노이=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글로벌 인재포럼 in 베트남 2017’ 환영 리셉션에 참석한 베트남 현지 대학 교수들이 포럼 개막을 축하하며 건배하고 있다. /하노이=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1만4614명.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공부하고 있는 베트남인 유학생 숫자다. 2007년(1902명)과 비교해 10년 만에 7.7배 급증했다.

[글로벌 인재포럼] 한국 온 베트남 유학생, 10년새 8배 늘었지만…
전체 유학생(12만3858명)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9%에서 11.8%로 껑충 뛰며, 중국인 유학생(6만8184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의 베트남 진출에다 K팝 인기 등으로 한국어 수요가 증가하고, 한국 대학이 베트남인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선 결과다.

양적으로는 확연히 증가했지만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치에만 신경 쓰고, 관리는 허술하다는 것이다.

우선 베트남인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불법 브로커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4년제·전문대 등을 합해 베트남인 유학생 유치가 가능한 대학은 총 79곳이다. 베트남인들의 선호가 높다 보니 이를 노린 브로커 범죄가 만연하다.

막상 한국행이 결정되더라도 베트남인 유학생 상당수는 생활고에 시달린다. 장학금을 받는 일부 학생을 제외하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데 법무부 규정상 이들의 취업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웬만한 대학가 편의점이나 식당 ‘알바’는 단속이 무뎌지는 밤 11시를 기점으로 베트남 등 아시아권 유학생들로 싹 바뀐다”고 귀띔했다.

대학들도 준비가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학별 지원 프로그램은 한국어 교육에만 집중돼 있다. 정작 학생들이 대학과 한국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은 드물다. 국비 장학생으로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베트남인 A씨는 “적응을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지만 파트너가 되는 한국 학생이 누구냐에 따라 그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현진/하노이=박동휘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