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강 핵강국으로 더 전진"… 대화 응할지 예단 어려워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향해 ‘전제조건 없는 첫 대화’를 전격 제안함에 따라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사진)은 지난 12일 평양에서 열린 제8차 군수공업대회 폐막식 연설에서 “우리의 힘과 기술로 원자탄,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로케트(ICBM) ‘화성-15형’을 비롯한 새로운 전략무기 체계들을 개발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의 대업을 이룩한 것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사생결단의 투쟁으로 쟁취한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역사적 승리”라고 밝혔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어 “우리의 국방공업, 자위적 국방력은 상상할 수 없이 비상한 속도로 강화되고 우리 공화국은 세계 최강의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더욱 승리적으로 전진·비약할 것”이라며 “주체적 국방공업의 강화·발전을 위해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태종수 노동당 부위원장, 노광철 제2경제(군수경제)위원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전일호 군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 홍승무·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과 기념촬영도 했다. 이들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핵심 인사들로 파악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최고영도자동지(김정은)께서 우리의 국방공업을 21세기 첨단의 자립적 국방산업으로 비약시키기 위한 전망목표와 중점목표, 전략적 과업과 중대 과업들을 제시하셨으며, 그 실천적 방도들도 명확히 밝혀주셨다”고 전했다. 다만 김정은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언급했는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태도를 감안할 때 “김정은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어떻게 응할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북·미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거꾸로 보면 ‘우리는 배수진을 쳤으니 이젠 대화에 나와야 한다’고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핵 보유국 지위 인정을 원하는 김정은으로선 그걸 절대 인정할 리 없는 미국의 대화 제의가 꽤 난감하겠지만 일단은 서로 만난다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신각수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 소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진정성 있게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금방 국면 전환이 되리라고 보진 않는다”고 예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