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화폐시장으로 몰리면서 코스닥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코스닥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달 이 거래소를 통해 거래된 가상화폐 거래대금은 56조2944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까지만 해도 거래대금이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났다.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180배 이상 불었다. 올해 코스닥시장 한 달 평균 거래대금(68조7096억원)의 약 80%에 육박하는 규모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열풍이 코스닥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 발표 기대에 힘입어 10년 만에 장중 800선을 뚫었다. 하지만 정부가 관련 대책 발표를 내년으로 미루면서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74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에 비해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20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바이오주 조정에 실망한 개인투자자 일부가 가상화폐시장으로 몰려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코스닥시장과 가상화폐시장 거래량 간 반비례 관계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빗썸의 가상화폐 거래금액이 크게 늘어난 시기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빗썸의 거래대금은 총 5조2679억원으로 한 달 전(6434억원)에 비해 8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한 달 평균 거래대금은 69조3674억원에서 55조211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8월에도 빗썸 거래량이 24조9999억원으로 한 달 새 두 배 이상 뛰는 동안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약 4% 줄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