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한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장에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져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FOMC 회의 이후 국내 증시는…"시장의 관심은 다시 실적… IT·통신주 주목"
실제로 13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홍콩H, 대만 자취안 등 상당수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최근 강하게 유입되고 있는 기관 자금도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4분기 영업이익 크게 늘 듯

이날 코스피지수는 19.55포인트(0.79%) 오른 2480.55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2048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투자가가 694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2016년 1월28일(1조6440억원) 이후 23개월 만에 최대치다. 개인은 5119억원어치를 팔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1.50% 떨어졌지만 전체 지수는 올랐다. 566개 종목이 상승했고 244개 종목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11.82포인트(1.55%) 오른 772.22로 마감해 지난 5일 이후 처음으로 770선을 회복했다.

13일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윈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증시엔 한동안 경계심리가 고조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한 이벤트지만, 과거 금리 인상이 단행됐을 때도 FOMC 회의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연말까지는 대외적으로 돌발변수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안도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재닛 옐런 의장의 Fed 발언들을 감안했을 때 금리 측면에서 매파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며 “글로벌 주식시장은 다시 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조227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7.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3개월 전 예상치와 비교해도 2.6% 증가했다.

◆기관 이달 1조원 넘게 순매수

삼성증권에 따르면 과거 네 차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업종은 통신과 정보기술(IT)이었다. 금리 인상 이후 2주일간 평균 1.95%, 1.05% 올랐다. 철강, 정유, 화학업종도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민감주인 IT업종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며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가 금리 인상 후 반등폭도 크게 나타나는 흐름을 보였다. 배당성향이 큰 통신주는 최근 네 차례에 걸쳐 이뤄진 미국 금리 인상 중 두 차례가 연말에 이뤄져 배당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IT와 통신업종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말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최근 주가가 하락했던 IT 대형주들이 먼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뉴욕증시에서는 IT업종 반등이 한국보다 먼저 나타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14조8460억원에서 현재 16조3195억원으로, 이 기간에 9.9% 높아졌다. 반면 주가는 지난달 이후 10.3% 하락했다.

“통상 연말에 배당을 많이 주는 통신주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이날 SK텔레콤(2.41% 상승), KT(0.98%), LG유플러스(5.05%) 등 통신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매년 12월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는 기관 자금이 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관은 2011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년 12월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