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13일 오전 9시26분

의류업체 지엔코가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전기차 양산시설을 확보한다. 올해 말까지 공장부지를 선정하고 2020년에는 국내 최초로 1t 미만 경상용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엔코는 최근 공장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빛그린산업단지, 전북 김제시의 지평선 산업단지, 충남 당진시의 석문산업단지 등이 유력 공장부지로 거론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인 전기차 생산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엔코는 내년부터 약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전기차 양산시설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르면 2019년 공장시설을 완공하고 2020년부터 국내 최초로 1t 이하 전기 상용차를 시판한다는 목표다. 업계 일각에선 소상공인이 애용하는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맞춰 상용차 시장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각종 안전규제를 2020년까지 유예하는 조건으로 이들 차종의 생산을 허가하고 있다.

지엔코는 중장기적으로 전기 승용차 판매에도 나설 방침이다. 지엔코 계열사인 큐로모터스가 판매를 맡을 예정이다. 큐로모터스는 일본 상용차 브랜드 ‘이스즈’의 한국 총판으로 국내 판매망을 구축해 놓고 있다. 투자금 중 일부를 해외에서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지엔코는 지난달 전기차 플랫폼 업체 아이티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포스코와 포스코기술투자 등이 보유한 지분을 34억원에 사들인 뒤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추가로 50억원을 투자했다. 아이티엔지니어링은 전기차 관련 여러 국책과제를 수행할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연구개발(R&D)에만 4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국책과제를 하면서 주요 자동차 부품회사와 협력 관계도 맺었다. 이미 경상용 전기차 제작을 마친 데 이어 사전 주행 시험 등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시설을 갖춘 뒤 국토교통부에 인증 신청을 할 계획이다.

지엔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생산·판매를 위한 사전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 및 유럽 기업들과 전기차 현지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 현지 공장부지 선정 등을 놓고 지엔코의 막판 결정만 남아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해외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선 국내 대기업과도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김석주 지엔코 대표는 “틈새시장인 경상용 차량을 시작으로 국내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2020년 1만 대를 팔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