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악사(AXA) 등 글로벌 금융회사·펀드 225곳이 기업의 ‘돈줄’을 쥐고 온실가스 감축 압박에 나섰다.

‘기후행동 100+’란 이름으로 모인 글로벌 금융사들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기후협정 2주년 기념 회의에서 세계 100대 온실가스 배출 기업을 상대로 탄소배출량 감축과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를 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선언에 참여한 HSBC 등 금융사를 비롯해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225개 기관이 운용하는 자금 규모가 26조달러(약 2경8000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자신이 투자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을 상대로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실제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압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5년간 온실가스 배출 100대 기업의 기후변화 노력을 평가해 투자 결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메이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로열더치셸 등과 도요타,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한국전력 등 자동차·항공·철강·전력산업에서 탄소배출 규모가 큰 기업이 주요 대상으로 꼽혔다.

이들 100개 기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전 세계 산업 탄소배출량의 3분의 2에 달한다.

세계은행은 2019년부터 석유와 가스전 개발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기업들이 투자 자금을 쥐고 있는 주요 금융사, 투자기금, 국제기구의 요구를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HSBC 측은 “기후변화는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위험”이라며 “어떤 장기 투자자도 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지속가능한 도시·농업, 청정에너지에 투자하는 90억유로(약 11조5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가 운영하는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도 세계 빈농의 기후변화 적응을 돕는 데 3년간 3억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