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연임 문제 많아 '금융지주 손보겠다'는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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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원장 "후계자 양성 안하고 CEO 인센티브 지나치다"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간담회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간담회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13일 “금융지주회사의 잘못된 지배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검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왼쪽은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금감원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712/AA.15444663.1.jpg)
최 원장은 이날 언론사 경제·금융부장과의 간담회에서 “금감원이 일부 금융지주회사를 검사해 본 결과 지배구조와 최고경영자(CEO) 승계 과정에 잡음이 많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검사해 보니’라는 배경 설명이 추가됐을 뿐 최 위원장 등 다른 당국자들의 얘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회장 연임 문제 많아 '금융지주 손보겠다'는 금감원](https://img.hankyung.com/photo/201712/AA.15446218.1.jpg)
KB “회장 선임, 규정 준수했다”
참석한 경제·금융부장 중 상당수는 최 원장의 발언에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당장 회장 선임 과정에 잡음이 있었다는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올 하반기 회장을 선임한 BNK금융이나 KB금융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금융당국의 지침과 내부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최 원장이 그래도 문제가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자 그렇다면 따져보자는 요청이 이어졌다. 우선 ①번. 금융지주 회장이 회추위에 들어갔는지 사실 관계를 확인했느냐는 지적이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애초 BNK금융 외부 인사여서 회추위에 들어갈 수 없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회추위(KB금융에선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구성될 때 멤버에서 빠졌다. 윤 회장 자신이 공식 후보군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후계자 드러나면 ‘줄서기’ 뻔한데…
②번은 자구로는 상식처럼 들리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않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는 은행이 중심이다. 자산이나 수익의 70~80%가 은행에서 창출된다. 보험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커지지 않으면 은행원 출신이 회장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최 원장의 발언은 비은행 출신 회장을 깎아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었을 것이다.
③번에서 후계자가 명확히 드러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낳을 우려가 있다. 후계자가 드러나면 그는 차기 회장으로 올라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금융지주나 은행에서 ‘줄서기’가 만연할 공산이 크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수석부행장 자리를 없앴다. 수석부행장이 다음 행장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 조직이 분열됐으며, 수석부행장이 아닌 임원이 행장이 되면 온갖 투서가 난무했다고 한다. 우리은행이 이 때문에 만든 것이 세 명의 부문장 자리다.
前 정권서 선임된 회장 겨냥?
최 원장을 포함해 금융당국자들이 특히 ④번을 강조하지만 금융계에선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윤종규 회장이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겨냥했다고 보고 있다. 전 정권에서 금융지주 회장을 지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한편에선 KB금융과 관련해선 A씨와 B씨, 하나금융과 관련해선 C씨가 배경에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⑤번에 대해 한 참석자가 지배구조 문제가 어떤 경로로 소비자 보호에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자, 최 원장은 “금융회사가 투명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이해해달라”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회장 연임 문제 많아 '금융지주 손보겠다'는 금감원](https://img.hankyung.com/photo/201712/AA.15445324.1.jpg)
박준동 금융부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