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장생포경로당 노인들이 동서발전에서 지원한 건강나눔 서비스를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동서발전 제공
울산시 남구 장생포경로당 노인들이 동서발전에서 지원한 건강나눔 서비스를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동서발전 제공
13일 울산 남구 장생포 복지회관에는 20여 명의 어르신들이 운동처방 전문가와 함께 겨울철 낙상 예방을 위한 근력강화 운동에 푹 빠져있었다. 임상운동 소도구를 이용해 어깨와 무릎 등의 통증을 풀고, 수건 등으로 근력강화 운동을 하는 등 한 시간여 동안 젊은이 못지않은 활력을 보였다. 서두수 회장(73)은 “겨울철이면 노인들이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아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올겨울은 동서발전 덕분에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동서발전(사장 직무대행 박희성)은 울산화력발전소가 있는 장생포 일대 노인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지난 1일 울산 남구청 및 건강 서비스 전문 사회적 기업인 헬스디자인(대표 전찬복)과 건강나눔 협약을 맺고 2000만원을 기탁했다.

헬스디자인은 이 성금으로 향후 6개월 동안 장생포 일대 노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벌인다. 이상돈 동서발전 윤리준법팀장은 “소정의 기부금으로도 지역 주민의 건강 증진은 물론 사회적 기업의 고용 증대 효과가 생기는 등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울산 기업의 진화하는 사회공헌활동
울산 지역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불우이웃단체 등에 성금을 단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노인 건강서비스 등 보다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플랜트 전문기업인 일진에너지(대표 이광섭)는 이달 말 3000만원의 성금을 울주군에 전달하고 운동전문 서비스 기관을 통해 회사가 있는 온산지역 노인들을 위한 건강 증진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경동도시가스는 13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서 10여 명의 장학생들에게 8600만원 상당의 해외연수 비용을 지원했다.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은 “이전까지는 학생들에게 등록금과 교재 구입비를 지원했는데 앞으로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 전문기업인 덕산하이메탈의 이준호 회장도 최근 사재를 출연해 유하푸른재단을 설립하고 20여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 8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회장은 “다양한 장학·교육사업과 벤처지원 육성 등을 통해 한국 제조업 성장에 기여할 첨단 연구인력을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수소가스전문회사인 덕양이 설립한 춘포문화장학재단(이사장 이덕우)은 지난달 울산 본사에서 대학생 18명 등 총 85명에게 555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2001년 재단 설립 후 지금까지 총 6억5000여만원을 사회 각계에 지원했다.

SK울산콤플렉스는 남구 지역 7개 사회적 기업 창업팀에 초기 사업화 자금과 창업공간 등의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제공했다. 에쓰오일은 17년째 울산 지역 농민이 생산한 쌀 사주기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도 한층 다원화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사회공헌 기금이 가치 있는 형태로 쓰일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