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 경고에도 ICO에 4조3천억원 몰려

가상화폐에 대한 당국 규제가 심한 국가에서 비트코인 P2P(개인간) 거래가 빠르게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트코인 P2P 거래 사이트인 로컬비트코인스에 따르면 현지 가상화폐 거래 중개가 금지된 중국과 러시아에서 비트코인 P2P 거래가 올해 각각 2천%, 200%가량 증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비트코인 채굴 단속에 나선 베네수엘라에서 거의 1천% 늘었으며 나이지리아에서는 1천500% 급증했다.

지난달 비트코인이 통화 당국의 보증을 받지 않았다고 경고한 브라질에서도 P2P 거래 증가율이 450%에 달했다.

이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허용된 미국에서 P2P 거래가 약 20% 증가한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는 엄격한 규제가 가상화폐 수요를 촉발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고물가와 해외 자금유출 금지 등이 비트코인 매수를 부추기자 단속이 뒤따랐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블록체인 캐피털의 스펜서 보거트 조사부문장은 구글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검색한 6개국 중 5개국이 개발도상국이라며, 신흥시장국 내 강력한 비트코인 수요가 현지 통화의 상대적 불안정성이나 경제·금융 위기에 더 많이 노출된 점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선진국에서도 비트코인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미국 당국은 신규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의 위험과 사기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지만 올해 ICO를 통해 40억 달러(약 4조3천550억 원)가 모집됐다.

오토너머스 리서치에 따르면 이 중 약 4분의 1은 새로운 종류의 분산 장부(Distributed Ledgers) 등 가상화폐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3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을 불허했지만, 5개 미 ETF 운영 업체가 지난달부터 잇따라 미국과 캐나다 당국에 비트코인 선물에 기반한 ETF의 상장을 신청하는 등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는 비트코인으로만 매매가 이뤄지는 콘도가 처음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증권거래소(DB) 대변인은 전날 산하 유럽파생상품거래소(유렉스·Eurex)를 통해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독일거래소 대변인은 최종 결정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독일 재무부는 가상화폐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블룸버그 집계 기준으로 오후 4시 30분 현재 전날 저녁보다 2.4% 떨어진 1만6천4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1개월물 선물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0.03% 오른 1만7천60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규제 심한 국가서 P2P거래 급성장…中 올해 2천% 급증
비트코인 규제 심한 국가서 P2P거래 급성장…中 올해 2천% 급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