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인구·성장 '3박자'… 재도약 기지개 켜는 '젊은 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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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2018, 중남미로 경제영토 넓히자
(1)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기회의 땅
소비 살아나며 '경제 온기'
브라질·아르헨 등 주요국 내년엔 3%대 성장 기대
미래가 더 기대되는 곳
인구의 66%가 생산가능연령…2030년 중산층 50% 넘을 듯
7개국이 '친시장 정부'
규제 혁파·노동정책 등 주목…한국과 교역은 5.7% '미미'
(1)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기회의 땅
소비 살아나며 '경제 온기'
브라질·아르헨 등 주요국 내년엔 3%대 성장 기대
미래가 더 기대되는 곳
인구의 66%가 생산가능연령…2030년 중산층 50% 넘을 듯
7개국이 '친시장 정부'
규제 혁파·노동정책 등 주목…한국과 교역은 5.7% '미미'
지난 15일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시에 있는 ‘시다지상파울루쇼핑몰’. 주중인데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려는 쇼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선물 꾸러미를 든 가족 단위 쇼핑객이 많았다. 브라질 국가상업연맹(CNC)은 올해 브라질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회의 땅’ 중남미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소비가 살아나면서 2대 경제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부터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좌파정부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실정(失政)에 실망한 민심이 신(新)중도우파 쪽으로 기우는 추세도 경제 회복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기지개 켜는 중남미 경제
중남미 경제는 크게 두 축이다. 태평양 연안을 끼고 있는 태평양동맹(PA) 소속 4개 회원국(멕시코 칠레 페루 콜롬비아)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대서양 연안 5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경제동맹인 메르코수르가 경쟁하는 구도다.
김동일 미주개발은행(IDB) 이사는 “올 들어 중남미 경제가 성장을 위한 터닝포인트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2015년(-3.8%)과 지난해(-3.6%)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타격이 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브라질이 플러스 성장(0.3~0.5%)으로 돌아서는 데 이어 내년 1.3~2.6%까지 성장 폭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도 비슷한 패턴을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드리고 리베라 콜롬비아 평화교섭관은 “베네수엘라가 변수”라며 “베네수엘라의 위기가 주변국에 전이될 가능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좌파정부가 초래한 경제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중산층 확대가 ‘큰 매력’
중남미 경제가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잠재력이다. 김철희 KOTRA 리마 무역관장은 “중남미는 숫자 6과 연관이 많은 대륙”이라며 “6은 평균을 넘어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중남미 전체 인구는 6억 명으로 이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66.6%에 이른다. 역내 전체 생산량이 세계의 6%(5조달러)이고, 사회간접자본(SOC) 시장도 6%를 차지한다. 인구는 현재 추세라면 2030년 7억60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루 수입이 10~50달러인 중산층 비중도 50%(2015년 기준 44%)를 넘어서게 된다. 구매력이 폭발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풍부한 자원도 중남미가 가진 잠재력이다. 중남미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 매장량의 68.2%를 보유하고 있다. 은(55.4%)과 구리(46.8%) 매장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다. 원유도 전 세계 약 4분의 1(22.9%)이 묻혀 있다.
아르헨티나와 페루, 브라질 등은 2011년 자원위기를 겪으면서 시장 친화적 정부가 출범했다. 대륙 전체적으로 1990년대 이후 20여 년간 지속돼 온 핑크타이드(온건좌파 물결)의 ‘마침표’를 예고하고 있다.
로레나 바베리아 브라질 상파울루대 교수는 “중남미는 내년 브라질과 콜롬비아 멕시코 등 7개국에서 신(新)우파혁명 실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장 친화적 정부가 트렌드
여전한 정치 불안, 만연한 규제와 관료주의, 강성 노조세력 등은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전자업체 관계자는 “브라질은 노동자 소송의 천국”이라며 “전체 근로자 수의 절반은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남미 간 교역량은 전 세계의 5.7%에 불과하다. 전체 투자액의 80%도 제조업에 몰려 있다. 정성원 해외건설협회 미주인프라협력센터장은 “한국과 중남미 간 교역과 투자가 미미하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앞으로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이라며 “인식의 변화가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중남미 시리즈 왜 기획했나
‘도전 2018, 중남미로 경제영토 넓히자’는 지난 10월23~24일 서울에서 열린 ‘2017 한·중남미 비즈니스 서밋’을 계기로 기획됐다. 미주개발은행(IDB)과 기획재정부, 한국수출입은행, KOTRA 공동 주관으로 올해로 네 번째 열린 행사에는 중남미 각국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에서 온 200여 명을 포함해 총 800명이 집결해 양자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중남미 측 참석자들은 “한국과 중남미가 협력하는 데 이보다 좋은 시기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계기로 한국이 지금까지 알고 있는 중남미와 변화상, 중남미의 미래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
브라질(상파울루, 캄피나스)과 칠레(산티아고), 페루(리마), 콜롬비아(보고타), 니카라과(마나과, 후이갈파) 등 중남미 5개국 7개 도시를 돌았다. △정치환경 변화 △한류바람 △사회간접자본(SOC) 시장 △자원개발 협력 △경제 블록화 5개 분야를 집중 취재했다.
상파울루·산티아고·리마·보고타·마나과=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기지개 켜는 중남미 경제
중남미 경제는 크게 두 축이다. 태평양 연안을 끼고 있는 태평양동맹(PA) 소속 4개 회원국(멕시코 칠레 페루 콜롬비아)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대서양 연안 5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경제동맹인 메르코수르가 경쟁하는 구도다.
김동일 미주개발은행(IDB) 이사는 “올 들어 중남미 경제가 성장을 위한 터닝포인트를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2015년(-3.8%)과 지난해(-3.6%)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타격이 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브라질이 플러스 성장(0.3~0.5%)으로 돌아서는 데 이어 내년 1.3~2.6%까지 성장 폭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도 비슷한 패턴을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드리고 리베라 콜롬비아 평화교섭관은 “베네수엘라가 변수”라며 “베네수엘라의 위기가 주변국에 전이될 가능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좌파정부가 초래한 경제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중산층 확대가 ‘큰 매력’
중남미 경제가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잠재력이다. 김철희 KOTRA 리마 무역관장은 “중남미는 숫자 6과 연관이 많은 대륙”이라며 “6은 평균을 넘어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중남미 전체 인구는 6억 명으로 이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66.6%에 이른다. 역내 전체 생산량이 세계의 6%(5조달러)이고, 사회간접자본(SOC) 시장도 6%를 차지한다. 인구는 현재 추세라면 2030년 7억60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루 수입이 10~50달러인 중산층 비중도 50%(2015년 기준 44%)를 넘어서게 된다. 구매력이 폭발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풍부한 자원도 중남미가 가진 잠재력이다. 중남미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 매장량의 68.2%를 보유하고 있다. 은(55.4%)과 구리(46.8%) 매장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다. 원유도 전 세계 약 4분의 1(22.9%)이 묻혀 있다.
아르헨티나와 페루, 브라질 등은 2011년 자원위기를 겪으면서 시장 친화적 정부가 출범했다. 대륙 전체적으로 1990년대 이후 20여 년간 지속돼 온 핑크타이드(온건좌파 물결)의 ‘마침표’를 예고하고 있다.
로레나 바베리아 브라질 상파울루대 교수는 “중남미는 내년 브라질과 콜롬비아 멕시코 등 7개국에서 신(新)우파혁명 실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장 친화적 정부가 트렌드
여전한 정치 불안, 만연한 규제와 관료주의, 강성 노조세력 등은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전자업체 관계자는 “브라질은 노동자 소송의 천국”이라며 “전체 근로자 수의 절반은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남미 간 교역량은 전 세계의 5.7%에 불과하다. 전체 투자액의 80%도 제조업에 몰려 있다. 정성원 해외건설협회 미주인프라협력센터장은 “한국과 중남미 간 교역과 투자가 미미하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앞으로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이라며 “인식의 변화가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중남미 시리즈 왜 기획했나
‘도전 2018, 중남미로 경제영토 넓히자’는 지난 10월23~24일 서울에서 열린 ‘2017 한·중남미 비즈니스 서밋’을 계기로 기획됐다. 미주개발은행(IDB)과 기획재정부, 한국수출입은행, KOTRA 공동 주관으로 올해로 네 번째 열린 행사에는 중남미 각국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에서 온 200여 명을 포함해 총 800명이 집결해 양자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중남미 측 참석자들은 “한국과 중남미가 협력하는 데 이보다 좋은 시기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계기로 한국이 지금까지 알고 있는 중남미와 변화상, 중남미의 미래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
브라질(상파울루, 캄피나스)과 칠레(산티아고), 페루(리마), 콜롬비아(보고타), 니카라과(마나과, 후이갈파) 등 중남미 5개국 7개 도시를 돌았다. △정치환경 변화 △한류바람 △사회간접자본(SOC) 시장 △자원개발 협력 △경제 블록화 5개 분야를 집중 취재했다.
상파울루·산티아고·리마·보고타·마나과=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