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줄인 '강소 점포' 관심 집중…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 격전 예고
초보창업자가 앞으로 유행할 업종을 찾고, 타이밍에 맞게 가게를 열어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빠른 트렌드 변화를 완벽하게 따라갈 수는 없지만 소비 트렌드를 읽고 그 트렌드에 맞는 업종에서 창업하는 선점전략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강병오 에프씨창업코리아 대표(창업학 박사)와 함께 새해 창업시장 전망을 살펴봤다.

강 대표는 내년에는 알뜰 소비 트렌드에 따라 ‘작지만 강한 점포’가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소점포는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골목상권에서 경쟁력이 있다. 가족과 함께 저렴한 비용으로 외식을 즐기려는 사람, 동네 지인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려는 사람, 집에서 편하게 배달시켜 먹길 원하는 1~2인 가구가 타깃이다. 집밥 같은 찌개, 탕, 국밥 등 복고풍 음식점들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종로냄비’ 같은 김치찌개 전문점도 생겼다.

강소점포가 되기 위해서는 인건비 절감이 중요하다. 중앙주방공장에서 완제품을 공급해주는 방식의 프랜차이즈 본사를 고르면 매장 내 조리시간이나 인력을 줄일 수 있다. 국밥을 6000~7000원에 판매하는 ‘방가네 소고기국밥’(사진) 등이 대표적이다.

주방만 있고 홀은 없앤 배달전문 ‘반(半)무점포 창업’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무인점포 창업 역시 새로운 업종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자판기사업 중에서는 꽃 자판기를 유망하게 보는 전문가가 많다.

커피전문점 수는 이미 편의점, 치킨, 분식집보다 많은 5만 개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커피원두 제조·유통업체 연두커피인터내셔날의 여선구 대표는 중간 가격대의 커피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와 샌드위치, 또는 커피와 베이글 및 케이크 등 세트메뉴 가격대를 5000~6000원 선으로 하고, 맛과 품질은 고가 커피전문점 수준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도시락 전문점은 매장에서 구입해 바로 먹을 수 있는 ‘이팅 라운지(eating lounge)’ 점포로 변신해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은 사랑방 문화 전통으로 자신만의 공간에서 안락함을 추구하는 ‘코쿤 문화’가 발달했다. 실내에서 스크린으로 하는 다양한 업종은 해당 분야 전문지식으로 차별화된 운영 프로그램도 보유하고 있어야 성공확률이 높다.

음식과 기술의 결합인 푸드테크는 외식업의 서비스 고도화를 이룰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O2O(온·오프라인 연계)를 기반으로 하는 푸드테크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강 대표는 전망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