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신윤복 '쌍무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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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조선시대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은 부친 신한평과 함께 도화서에서 화원으로 일했다. 인물 풍속화에 뛰어났던 그는 왕의 초상을 그리는 어진도사(御眞圖寫)에도 여러 번 참여해 벼슬도 얻었다. 부친이 75세까지 도화서에서 일하다 보니 자주 공식 석상에서 마주쳤다. 부친을 의식적으로 피하려던 게 자연스럽게 양반 사회의 일상을 자주 접하는 계기가 됐다. ‘혜원전신첩’은 그가 당시 상류 문화의 생활과 풍속, 패션을 정교한 기법으로 그린 30폭짜리 화첩이다. 일본으로 유출됐던 것을 간송 전형필이 1930년 사비를 털어 되찾았고, 1970년 국보 제135호로 지정됐다.
‘쌍무대검’은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수작이다. 일전을 겨루는 두 명의 검무기(劍舞妓·칼춤 추는 기생)를 화려한 붓질로 드라마틱하게 잡아냈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지켜보고 있는 양반과 기생, 장단을 맞추는 악공(樂工)까지 세세하게 묘사해 구성미를 더했다.
검무기가 쓴 전모의 깃털과 치맛자락을 삼원색으로 수놓아 색채의 조화를 꾀했다. 고수의 음악적 율동을 더해 긴장감도 살려냈다. 적재적소에 가장 적절한 묘사로 탁월한 균형감을 발휘한 덕인지 볼수록 무궁무진한 얘깃거리가 샘솟는 듯하다. 양반의 풍류를 다룬 그림인데 예술성은 물론 18세기 말 사회상을 보여주며 생활사와 복식사 연구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쌍무대검’은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수작이다. 일전을 겨루는 두 명의 검무기(劍舞妓·칼춤 추는 기생)를 화려한 붓질로 드라마틱하게 잡아냈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지켜보고 있는 양반과 기생, 장단을 맞추는 악공(樂工)까지 세세하게 묘사해 구성미를 더했다.
검무기가 쓴 전모의 깃털과 치맛자락을 삼원색으로 수놓아 색채의 조화를 꾀했다. 고수의 음악적 율동을 더해 긴장감도 살려냈다. 적재적소에 가장 적절한 묘사로 탁월한 균형감을 발휘한 덕인지 볼수록 무궁무진한 얘깃거리가 샘솟는 듯하다. 양반의 풍류를 다룬 그림인데 예술성은 물론 18세기 말 사회상을 보여주며 생활사와 복식사 연구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