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장들과 오찬…"강국에 지나친 편중은 리스크"
"외교의 가장 중요한 일은 그 나라와 관계 좋게 하는 것"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개발도상국은 인간에 비유하자면 청년기처럼 활력 있고 에너지가 넘쳐나는 단계"라며 "가능성이 보이는 그런 나라들과 초기부터 좋은 관계를 만들어 달라"고 재외공관장들에게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년 재외공관장회의' 총리 주재 오찬간담회에서 "이제까지 해오던 방식으로는 저성장 고착구조를 쉽게 못 벗어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개도국 가운데 상당수 국가는 신흥국으로 커져 나갈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이 많다. 당장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 남미, 러시아는 이미 그런 수준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또 "발전단계가 아직 충분치 않은 나라에 주재하는 공관장들도 미래를 보며 관계를 형성하면 10년 또는 그 이후라도 대한민국의 효자 관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발협력에 대해서는 "내년도 (관련) 예산이 국민 1인당 6만원씩 내야 하는 매우 큰 규모다. 앞으로 이것을 더 키워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지금은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가 피해 나갈 수 없는 짐이자 거의 운명처럼 돼 있지만, 주변 강국에의 지나친 편중이 어떤 리스크를 갖는지를 이번에 뼈아프게 체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도 다변화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내실 있는 경제 외교를 펴나가는 데는 그런 신흥국과의 관계를 초기부터 어떻게 잡아놓을 것인가가 매우 긴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 총리는 앞서 지난 17일 서울 '1330 관광콜센터'를 방문했을 때도 "우리가 미국·중국·일본 여기에 굉장히 편중되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리스크가 생겼다. 뼈저린 경험을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이와 함께 한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겨냥, "주재국과 본국과의 관계가 불편했을 때 무역이나 경제협력이 어떤 영향을 받느냐는 것은 아마 노영민 주중 대사가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일이 다른 나라에서도 있음 직하지 않느냐"며 "우리 외교, 대한민국 정부가 무역이나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초보적이면서도 중요한 일은 그 나라와의 관계를 좋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20여 년 전 일본 주재 칠레 상무관이 일본 이자카야에 칠레 와인을 공급하기 시작해 불과 2년여 만에 일본 와인 시장에서 칠레 와인의 수요가 2위까지 뛰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관인 여러분이 영감과 역량을 십분 발휘했으면 한다. 그러한 활동을 하는데 어떠한 정신적·물질적 제약도 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훨훨 날아다니면서 일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이 총리는 재외공관장들에게 시간이 되는대로 주재국의 역사, 특히 현대사와 문화에 대해 그때그때 공부하라고 권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