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촉발한 스마트 스피커 저가 경쟁에 구글과 애플이 울며 겨자 먹기로 뛰어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이 저가형 스피커 ‘에코닷’ 가격을 50달러에서 30달러로 떨어뜨리면서 구글은 스마트 스피커 ‘구글홈’ 가격을 40% 정도 내린 79달러에 내놨다. 애플도 349달러에 달하는 ‘홈팟’ 출시를 연기했다. 아마존이 최고 사양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쇼’를 할인한 가격(150달러)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시장점유율만 높일 수 있으면 이익은 포기해도 좋다는 특유의 ‘저가 전략’을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도 적극 구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홀거 뮬러 컨스텔레이션리서치 애널리스트는 “30달러는 스피커 구입 계획이 없는 소비자도 무심코 에코닷을 장바구니에 담을 만한 가격”이라며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 가격을 확 떨어뜨려 자연스럽게 온라인 쇼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 전자책 단말기 ‘킨들’ 판매 전략과 비슷하다. 아마존은 저렴한 가격에 킨들을 판 뒤 전자책을 더 많이 구입하게 하겠다는 전략을 폈다.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이 개발한 스마트 스피커는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이 있어 음성 명령만으로 음악을 재생하거나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세계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아마존 점유율은 67%에 달한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