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보기술(IT)기업 텐센트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징둥(JD닷컴)과 손잡고 중국 3위 전자상거래업체 VIP숍 지분 12.5%를 인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알리바바에 대한 텐센트의 도전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텐센트와 징둥은 총 8억6300만달러(약 9367억원)를 투자해 VIP숍 지분을 각각 7%, 5.5% 사들였다. 텐센트는 징둥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VIP숍은 라코스테 등 글로벌 패션브랜드와 여성 잡화 및 화장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시장조사업체 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중국 B2C(기업 소비자 간) 전자상거래시장 점유율 1위(59%)는 알리바바의 티몰이다. 징둥과 VIP숍의 점유율은 각각 26.9%, 3.2%로 2, 3위다.

이번 거래로 텐센트의 알리바바 견제가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텐센트는 ‘위챗’을 앞세워 중국 소셜미디어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텃밭인 전자상거래시장 진출엔 한발 늦었다. 이에 텐센트는 징둥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알리바바의 시장 장악을 저지했다.

무쯔리 아레테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 2, 3위 전자상거래업체와 지분 제휴를 통해 알리바바의 시장 독점을 저지하겠다는 것이 텐센트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징둥은 VIP숍의 강점인 의류와 여성제품 부문에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징둥과 VIP숍은 텐센트의 소셜미디어 ‘위챗’과 모바일결제시스템 ‘텐페이’를 기반으로 알리바바의 장악력을 약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모바일결제시장 1, 2위인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페이 간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경쟁은 오프라인 소매시장으로 옮겨붙었다. 징둥은 중국시장에서 미국 대형마트 월마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으며, 텐센트는 이달 초 중국 슈퍼마켓체인 융후이슈퍼스토어 지분 5%(6억3800만달러)를 인수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