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MB 때 자원개발 도운 서동구 국정원 1차장 왜 데려갔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는 회의 시작 전부터 위원장석 앞에 나와 “일방적이고 불법적으로 소집된 회의”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정우택 운영위원장이 해외 출장을 나가 있고 안건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여야 간사가 합의하지 않았다”고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회의는 한국당 소속 의원 8명이 요구해 열렸으며 한국당 간사인 김선동 의원이 정 위원장에게서 사회권을 넘겨받아 진행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안건 협의도 하지 않은 회의에 야당 의원들은 왜 와 있느냐”며 “정치 공세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라고 지시한 것이냐”며 “이 중요한 국민적 의혹을 앞두고 임 실장은 왜 휴가를 갔느냐”고 말했다. 임 실장은 18일부터 21일까지 휴가를 냈다.
김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은 왜 데려갔는가”라며 “1차장은 이명박 정부 때 한전에 있으면서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해 많은 정책적 조언을 한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전임 정권의 원전 수주 뒷조사를 하다가 엄청난 외교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 중 홀로 참석한 박 수석부대표는 30여 분간 항의를 마치고 퇴장했다.
이어진 회의에서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세간에선 문재인 정권이 정치 보복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뒤꽁무니를 캐던 중 UAE 왕실의 자금까지 들여다보다가 발각돼 왕실이 격노하고 국교를 단절하겠다는 항의까지 했고, 이를 무마하고자 임 실장이 가서 왕세제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임 실장의 행적에 대해 소상히 해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왕세제를 예방한 것은 큰 틀에서의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UAE 왕세제와 만날 때 서 차장이 배석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정원 1차장은 해외업무 담당자이고 주요 인사의 해외 순방 때 동행할 수 있다”며 “UAE와 한국 간 파트너십 강화와 관련해 많은 현안이 있고, 그중 정보 교류의 영역도 있어서 동행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유승호/조미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