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직 걸고 바른정당과 통합 전당원투표 제안"
안철수 바른정당과 통합 투표 제안에 국민의당 '아수라장'…정동영 "어디서 배운 정치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전당원 투표를 제안하자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한 통합 반대파에서 강력한 항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의원들은 의원총회에 불참한 안 대표의 출석을 요구하며 의원총회를 공개 회의로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정동영 의원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총회를 앞두고 자기만 알박기 기자회견을 먼저 하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디서 배워먹은 정치냐"라며 "안 대표를 꼭 참석시키도록 하고, 오늘 의총은 공개로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왜 안 대표는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나. 그정도 간댕이 가지고 대표할 수 있겠느냐"며 안 대표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장병완 의원 역시 "원래 의원총회가 공개로 진행되면 다른 교섭단체들과의 관계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비공개로 해왔던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상황은 당내 문제고 안 대표는 자기 입장을 밝혀 의원총회를 공개로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정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었다.

김경진 의원은 "의원총회장에 나와서 자신의 입장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대표는 자격이 없다"며 "대표를 사임하든지, 공개적으로 나와 떳떳하게 의견을 밝히든 해야 한다"고 안 대표를 질타했다.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은 안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당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구태정치'로 표현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오늘 안 대표의 기자회견은 굉장히 불쾌했다. 저는 분명히 안 대표에게 해명을 들어야겠다"고 분개했다.

이 과정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송기석 의원은 "말씀을 가려서 해달라"며 일부 호남 중진 의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박지원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의 전당원 투표 제안은 당원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해 전당원투표를 하자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호남 중진들의 거취 운운하는 것도 결국은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당을 나가라는 말"이라며 "내 생각하고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사당화, 독재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천정배 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보수적폐의 빅텐트로 투항하는 것이 미래로 가는 길이냐"며 "호남 지방의원들이 탈당계를 써놓고 통합 중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당대표 재신임을 전당원 투표로 묻겠다"고 발표했다. 안 대표는 전당원투표에서 통합 찬성 여론이 확인되면 1월부터 전당대회 등 본격적인 통합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