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전용 66㎡ 많았지만
최근 33㎡ '쪼개기 분양' 인기
업계 "분양가 저항선 안 넘기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공급된 상가건물은 243개로, 2010년(268개)보다 9% 적다. 하지만 점포 수는 1만4367개로, 2010년(9749개)보다 47% 늘어났다.
분양대행사 미드미디앤씨의 이월무 대표는 “초기에는 1층을 주로 쪼갰지만 요즘은 2층 이상도 대부분 쪼개 총분양가를 낮추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준공된 상가들도 설계 변경을 통해 작은 면적으로 소위 ‘칼질’해 분양하는 추세”라며 “이보다 큰 점포가 필요하면 3~4개 호실을 분양받아 중간 벽을 허문다”고 말했다.
이는 총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신규 분양 상가는 땅값 건축비 등이 과거보다 더 드는 까닭에 분양가를 높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건설회사들은 분양가를 높이는 대신 면적을 쪼개고 있다. 분양가에 대한 저항이 있어서다. 상가 투자자들은 서울에선 7억원대, 신도시에선 5억원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한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그 이상 넘어가면 분양받길 꺼린다는 것이다.
서울 합정동 ‘딜라이트 스퀘어’ 상가를 분양 중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10억원 규모의 기존 상품을 전용 33~50㎡ 규모로 줄여 7억~8억원에 분양받을 수 있게 했다”며 “총분양가격이 떨어지자 투자자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상가 임차인도 소자본 창업자가 늘면서 작은 가게를 찾는 추세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종업원을 고용하기 힘들어지는 까닭이다. 대로변 큰 상가의 가시성에 의존하는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가 가능한 것도 이유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연구원 이사는 “개성있는 골목 상권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소규모 창업이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입지 좋은 신도시 중대형 상가도 예전과 달리 1층에 소형 점포를 많이 배치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상가의 3.3㎡(평)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2845만원으로 지난해(2437만원)보다 크게 올랐다. 서울 마곡 등에선 3.3㎡당 5000만원 선에 분양이 이뤄졌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