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0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법사위는 의원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의결 정족수가 모자라 한때 법안 처리가 지연되기도 했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한 현안 질의에서 “임 실장 특사 파견은 소위 이 정부 들어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전전(前前) 대통령의 뒷조사를 하다 보니까 그 내용 중 일부(정보)가 UAE 왕세제의 귀에 들어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제가 아는 한도 안에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도 “우리 정부와 UAE 간 외교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강 장관을 향해 “청와대에서는 ‘박근혜 정부 말기에 UAE와 문제가 생겨 소원해진 관계를 정상으로 돌리고자 임 실장이 갔다’고 발표했는데 그럼 청와대가 거짓말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적극 반박했다. 조응천 의원은 “(야당이) 처음에는 임 실장이 북한 특사를 만나러 UAE에 간다고 했다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비자금 문제를 캐러 간다고 했다”며 “사유가 자꾸 바뀐다. 전부 다 짐작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범계 의원은 법사위 운영을 문제 삼았다. 그는 “과연 20대 국회의 법사위가 정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조리돌림하는 것이냐, 검사가 심문하는 것이냐. 과하다고 생각 안 하느냐, 그럴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