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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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 미리 사뒀어야 했는데."

올해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말이 나왔다. 올해 삼성전자는 매분기마다 실적 신기록 행진을 펼치며 300만원 돌파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같은 삼성전자 주가 활황세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기술(IT) 업종의 주가가 이미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지수 상승에 동참했던 금융주는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관련 업종도 더 이상 주가가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자동차주 저가 매수의 호기를 잡으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내년도 주식투자 전략을 알아봤다.

◆ "삼성전자 주가, 너무 많이 올라"

21일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4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 증권사의 송명섭 연구원은 "반도체와 관련해 이미 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낸드플래시 업황과 아직은 양호한 D램 업황의 둔화 시기 및 강도에 주가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곧 발표될 내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품별 투자 규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반도체 업황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도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증권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의 비중을 축소하라는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고점에 근접할 만큼 주가가 충분히 올라 상승 동력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IT업종 내에서 저평가 매력이 있는 종목들을 추천했다. 안 연구원은 "내년 성장이 기대되는 LG전자와 저평가 매력이 높은 LG디스플레이를 2018년 IT 업종의 핵심 종목으로 주목한다"고 권했다.

◆ 금융주는 내년에도 '호(好)'

증권업계는 내년 금융주의 전망을 밝게 봤다. 금리인상 덕분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1.00~1.25%에서 1.25~1.50%로 올리면서 금융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 중앙은행은 내년에도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미국 금리 인상에 앞서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50%로 올렸다. 내년에도 한은은 1~2회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은행주 및 금융주의 투자심리는 앞으로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봤다. 안 연구원 또한 "오랜 부진을 딛고 올해 지수 상승에 동참했던 금융 업종의 많은 종목들이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융 업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 "더 떨어질 곳 업는 자동차주"

자동차주는 저가 매수에 나서도 좋은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미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 '바텀피싱'(bottom fishing), 즉 최저가를 노리는 관점에서 자동차 업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라는 조언이다.

안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현재 콜옵션 매수 패턴의 OTM(외가격·기초자산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낮아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 영역에 위치해 있어 더 이상 주가 하락이 이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상태"라며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이익이 상승해야 하지만 설령 이익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현재 주가는 장기투자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경기가 회복에서 확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자동차주에 쏠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이 확장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가 확장 시기로 접어들면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고 원자재 등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소비재로 자금이 몰린다"며 "소비재 중에서는 유통과 자동차업종의 선전이 돋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