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1일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22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물 건너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근로시간 단축 및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노동계 핵심 이슈의 논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였지만 이날 홍 위원장 주재로 열린 여야 간사단 조찬모임에서 법안 논의에 진전이 없자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홍 위원장은 조찬 회동에서 특례업종을 2021년 7월부터 전면적으로 없애자고 야당에 제안하는 등 수정안을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당은 기존 여야 3당 간사 합의안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자유한국당 측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3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근로시간 단축 도입 시기 유예 규정을 추가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 3월부터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에서 여러 차례 논의된 바 있다. 파행과 속개를 거듭하다 지난달 23일 사업장 규모별로 도입 시기를 3단계로 나눠 근로자 수 300인 이상의 규모가 큰 사업장부터 시행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여야 간사단이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여당 일부 의원과 정의당 등이 합의안을 거부하면서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