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투자조사회사 머디워터스리서치가 또다시 중국 기업을 공격하고 나섰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머디워터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나스닥증시에 상장된 중국 온라인 금융업체 CFIS의 분식회계 가능성을 제기했다.

머디워터스는 “지난 7월 나스닥에 상장된 CFIS는 이름과 달리 인터넷 사업도, 국제적인 사업도 하고 있지 않다”며 “중국 기업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은 사기 회사”라고 비판했다. CFIS가 지난달 발표한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 늘어난 510만달러, 순이익은 31.9% 증가한 500만달러였다. 머디워터스는 “CFIS가 공개한 대출 고객 모두가 가짜로 보인다”며 “대출액과 매출, 순이익이 완전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2014년 베이징에 설립된 CFIS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기반으로 기업에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머디워터스의 공격에 CFIS 주가는 한때 4%가량 떨어졌다.

올해 41세인 카슨 블록이 2009년 세운 머디워터스는 지속적으로 증시에 상장된 홍콩과 중국 기업의 재무제표 취약성을 지적해온 시장조사회사다. 이 회사가 내놓은 보고서는 ‘진흙탕 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해당 기업의 주가를 출렁이게 했다. 2010년 6월 중국 제지회사 오리엔트페이퍼 매출이 40배나 부풀려졌다는 첫 보고서를 발표한 뒤 오리엔트페이퍼 주가는 60% 곤두박질쳤다.

머디워터스는 그해 중국 최대 목재 생산회사 시노포리스트를 포함한 네 건의 기업보고서를 작성해 재무제표가 부풀려진 사실을 적발했다. 머디워터스의 공격을 받은 뒤 시노포리스트는 며칠 만에 시가총액의 3분의 2가 날아가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시노포리스트에 투자한 헤저펀드계의 거물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은 5억달러의 평가손실을 입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엔 중국 낙농업체 휘산유업의 재무제표가 부실하다며 기업 가치가 ‘제로’에 가깝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당시 휘산유업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지난 3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85% 폭락했다.

이런 이유로 머디워터스가 기업에 불리한 보고서를 내놓은 뒤 공매도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의 분석 내용이 날카롭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휘산유업은 지난달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자산 보호를 위해 채권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은 보고서 때문에 위협을 많이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이 때문에 그는 웹사이트에 회사 주소를 밝히지 않는 것은 물론 상하이와 미국 등을 오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