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갈등에 감사원장·대법관 인준안 표류… '최경환 방탄국회' 변질

속전속결로 청문회 진행했는데 본회의 무산…장기 표류 가능성은 작아
내달 9일 임시국회 종료 전 본회의서 처리될 듯

국회 개헌특위 연장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22일 본회의가 무산됨에 따라 이날 상정될 예정이었던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와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도 당분간 표류하게 됐다.

여야는 앞서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19∼21일 하루씩 차례로 안철상·민유숙 후보자와 최재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여야 청문위원들은 대체로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안철상·최재형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는 청문회 당일 곧바로 '적격' 의견으로 채택됐고, 민유숙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도 청문회 이튿날인 21일 채택됐다.

감사원장은 부총리급으로, 여야는 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이틀간 진행할 수 있었으나 하루 만에 끝냈다.

최 후보자 본인이 빠른 의사일정 진행에 직접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여야가 이처럼 속전속결로 청문회를 진행한 것은 12월 임시국회의 처음이자 마지막 본회의인 이날 본회의에서 이들 3인의 임명동의안 동시 처리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말로 종료되는 개헌특위 활동 기한 연장 여부를 두고 여야가 종일 대치하다 결국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본회의 개회는 무산됐고, 인준안 상정과 표결도 일단 유보됐다.

다만 임명동의안이 장기 표류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른 정기국회의 회기는 100일간, 임시국회의 회기는 30일간이다.

본회의에서 따로 회기 종료를 의결하지 않으면 이 기간에 회기가 자동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간주한다.

국회는 애초 이날 본회의에서 12월 임시국회를 23일까지로 하는 '임시회 회기결정의 건'을 상정해 의결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시작한 이번 임시국회 회기는 일단 다음 달 9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됐다.

여야가 다음 달 9일 전까지 개헌특위와 관련해 절충점을 찾아 본회의를 열 경우 감사원장과 대법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다른 법안들과 함께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야당들도 이들 후보자 임명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인 만큼 여야가 남은 회기 내내 다른 안건으로 평행선을 달리더라도 임명동의안 처리만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개헌특위 연장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으로 임시국회 회기가 자동 연장되면서 의도와 무관하게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을 위한 '방탄국회'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본회의 무산으로 다음날인 23일까지로 임시국회 회기를 정하는 안건 역시 처리되지 못함에 따라 임시국회 회기는 자동적으로 내년 1월 9일까지 연장되게 됐고, 검찰이 최 의원의 신병을 확보할 수단도 막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