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최근 ‘난방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소형 원자로를 겨울철 난방 공급원으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원자력발전이 천연가스 화력발전보다 대기오염 배출이 더 적다는 판단에서다.

국유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CNNC)은 석탄 난방을 대체할 수 있는 ‘옌룽(燕龍·모델명 DHR-400)’이란 이름의 지역난방 원자로를 개발해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옌룽은 전력 생산이 주목적인 기존 원자로와 달리 난방만을 위한 첫 원자로다. 100도 미만의 저온 핵반응 경수원자로로 1기당 400메가와트(㎿) 규모의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중핵그룹 측은 “168시간 동안 옌룽을 시험 가동해 20만 가구에 난방을 공급했다”며 “매년 32만t의 석탄을 대체하고 3200t의 매연·분진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핵그룹은 3년 전부터 산하 연구소와 공공기관에 이 원자로를 이용해 난방용 에너지를 공급해왔다. 옌룽이 필요로 하는 방사성 물질은 기존 원전의 2%에 불과하다. 이미 깔려 있는 난방 네트워크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한 기를 건설하는 데 3년밖에 걸리지 않고 비용도 15억위안(약 2470억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원전 난방이 현실화되려면 중국 북부에 사는 5억~6억 명에 원자로의 안전성을 납득시켜야 한다. 경제적 타당성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난방용 원자로를 하나 지을 때마다 환경영향평가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 착공해도 5년 뒤쯤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이 주도해 세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중국에 대한 첫 투자 프로젝트로 베이징 가스관 건설 사업을 선정했다. AIIB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베이징 지역 510개 마을의 21만6750가구를 액화천연가스(LNG) 수송관으로 연결하는 사업에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의 대출을 승인했다. 이는 AIIB가 처음으로 중국을 위해 단행한 투자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